오차즈케의 유래, 종류, 재미있는 지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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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1

일본에서는 오차즈케를 자주 먹을까?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 맛있고 깔끔한 오차즈케에 담긴 재미있는 이야기들.

<내용 구성>

◆오차즈케, 언제부터 먹었을까?

◆간사이와 오차즈케

◆오차즈케 용어, 인스턴트 오차즈케

◆오차즈케 ‘재료’와 ‘차’의 조합

◆차를 사용한 죽 ‘차가유(茶粥)’

오차즈케, 언제부터 먹었을까?

오차즈케(お茶漬け), 차즈케(茶漬け)는 원래 ‘유즈케(湯漬け)’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무로마치 시대에 밥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유즈케가 널리 퍼졌는데, 당시에는 밥을 따뜻하게 보관할 수 없어 생활의 지혜로 뜨거운 물을 부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아무것도 넣지 않은 뜨거운 물을 ‘사유(白湯)’라고도 말합니다.

지금과 같은 오차즈케가 등장한 것은 문헌에 기록된 것을 통해 에도시대 중기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때까지 차는 곧 ‘맛차’를 의미할 정도였지만, 비싼 가격으로 일반인들은 쉽게 마시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센차(煎茶)’ 제조법이 개발되면서 센차, 반차(番茶) 등이 일반 가정에도 보급되었습니다. 뜨거운 물이나 다시 국물을 붓는 경우는 있어도, 밥에 차를 부어 먹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합니다. 뜨거운 물만 붓는 경우는 ‘차즈케’가 아니라 ‘유즈케’라고 구분하면 좋겠죠?

>> 맛차, 센차, 반차… 일본 녹차의 종류

일본인들이 궁금해하는 교토 말 “ぶぶ漬けでもどうどす(부부즈케데모도도스)?”

오차즈케와 관련해서 일본에서는 교토 사람들의 ‘부부즈케’에 대한 예를 많이 들곤 합니다. ‘부부즈케’는 교토 말로 ‘유즈케(밥에 뜨거운 물을 부은 것)’를 말하는데요. ‘부부’는 ‘뜨거운 물’을 뜻하는 궁정 용어였다고 합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지만 ‘교토의 부부즈케’라는 라쿠고로 알려진 이야기이고 일본의 표현인 ‘혼네’와 ‘다테마에’를 설명하는 예로 자주 언급되므로 소개합니다.

  • 혼네(本音): ‘본심’에 해당하는 말로, 집단이나 사회의 기대를 수용하는 ‘다테마에(建前)’와 대비되는 표현.

  • 다테마에(建前): 본심(혼네)를 말하는 것이 집단이나 사회의 성격상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사료될 때, 자신이 바라는 결과가 일어나기를 바라며 본심으로는 바라지 않는 상황을 긍정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 표면적, 대외적인 방침에 해당.

교토에서는 손님이 돌아갈 때 “そろそろ失礼します(소로소로 시츠레시마스; 천천히 일어나보겠습니다)”라고 하면 “ぶぶ漬けでもどうどす(부부즈케데모도도스)”라고 말한다는 것. 표준어로 하면 ‘부부즈케데모 도우데스?’, ‘부부즈케라도 드시겠어요?’라는 의미입니다. 소문인즉, 이 말은 표면적으로는 부부즈케를 권하는 표현으로 들리지만 본심은 ‘이제 그만 가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는 것. 이 ‘혼네’를 읽지 못하고 “では、頂きます(데와 이타다키마스: 그럼 먹겠습니다)”라고 하면, 말한 입장에서는 ‘예의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인데요. ‘어디 교토 사람들만의 이야기인가?’ 하면서 ‘취직 면접에서의 지원동기’, ‘의뢰를 거절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혼네’ 대신 ‘다테마에’를 취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사람이 돌아갈 쯤에 ‘부부즈케’를 권했을까요? 사찰의 발우공양, 숭늉을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밥에 남은 밥알을 남기지 않고 뜨거운 물을 부어 먹으면 깨끗하게 그릇을 비울 수 있고, 설거지할 때 물도 절약될 수 있겠죠? 지금은 가벼운 식사, 아침식사 등으로 여겨지지만, 연회에서 고급 요리를 즐긴 뒤에 마무리 식사인 ‘시메(締め)’ 오차즈케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간사이와 오차즈케

이런 배경으로 일본의 오차즈케는 모두 ‘오차(お茶; 차)’를 붓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차가 일반 가정에 보급되면서 차를 사용한 오차즈케가 간사이 지방에서 자리잡았고, 다른 지방에서는 지금까지도 ‘오유(お湯; 뜨거운 물)’, ‘だし(다시; 다시 국물)’을 부어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사이 지방 하면 대표적인 차 산지들에 인접한 것이 특징. 교토의 우지차(宇治茶), 나라현의 야마토차(大和茶), 미에(三重)의 이세차(伊勢茶), 시가(滋賀)의 오우미차(近江茶). 쟁쟁한 차들이 풍부한 지역에서 유즈케 대신 이 향기로운 차들을 밥에 붓고 싶어지는 것은 쉽게 예상이 됩니다. 간사이 사람들은 오차즈케를 일상적으로 자주 먹으며 ‘오차즈케’를 ‘오차’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합니다. 

또 하나, 교토, 나라, 오사카 등 ‘츠케모노(漬物)’를 즐겨 먹는 간사이 지방의 식생활도 오차즈케를 즐기는 문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됩니다. 실제로 교토의 한 츠케모노 전문점에서는 츠케모노 8종, 다시마키타마고(だし巻き卵; 다시 계란말이), 아카다시(赤だし; 붉은 된장을 사용한 된장국)을 호지차와 함께 낸다고 합니다. 먼저 밥 한 공기를 츠케모노와 계란말이를 먹고, 두 공기째에 호지차를 부어 오차즈케로 즐기는 것이 기본이라고 하는데요. 츠케모노와 차가 모두 유명한 간사이답죠? 

오차즈케 용어, 인스턴트 오차즈케

오차즈케의 재료를 ‘お茶漬けの素(오차즈케노스)’라고 많이 말합니다. ‘お茶漬けレシピ(오차즈케 레시피)’, ‘お茶漬けアレンジ(오차즈케 어레인지)’ 등으로 검색하면 정말 많은 오차즈케 종류들이 등장합니다. 오차즈케 재료로 쓰이는 단어 공부만 해도 될 정도로 말이죠.

오차즈케로 건강한 아침 식사를 해보고 싶다면 몇 가지 용어를 먼저 익혀볼까요?

  • あられ(아라레): 인스턴트 오차즈케를 비롯해 오차즈케에 들어가는 듯한 쌀튀밥 같은 과자. ‘玉あられ(다마아라레)’라고도 하며, 밥에 뜨거운 물을 부은 ‘유즈케’를 먹을 때 조금 더 배를 채우기 위해 아라레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었을 것이라 추정됨. 인스턴트 오차즈케에 향과 식감을 더하기 위해 넣었던 것이 사실은 향과 식감보다 습기가 차지 않는 건조제 역할도 하는 것을 알게 되어 지금은 인스턴트 오차즈케에 빠지지 않는 재료가 됨.

  • だし(다시): 다시를 사용한 오차즈케에는 ‘시로다시(白だし)’가 자주 쓰임. 가츠오, 간장으로 우린 다시 국물로, 농축 다시를 시판용으로 구입해 두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다시차즈케(だし茶漬け) 완성!

  • お茶漬け海苔(오차즈케노리): ‘海苔(노리)’는 김이라는 뜻. ‘오차즈케노리’라고 하면 오차즈케에 넣는 김인가? 생각하기 쉽지만, 나가타니엔(永谷園)의 일본 인스턴트 오차즈케의 브랜드명. 기본 구성은 노리(김), 아라레, 맛차시오(맛차, 소금, 설탕, 콘부차, 조미료 등을 과립형으로 만든 것)로, 뜨거운 물을 부으면 오차즈케 완성!

  • 冷やし茶漬け(히야시차즈케): 한여름에는 차가운 녹차나 보리차를 부어먹는 것도 별미. 차가운 차즈케의 역사는 비교적 짧아서 쇼와 시대에 TV에 소개되어 ‘히야시차즈케’라는 용어는 헤이세이 시대인 1990년대 이후에 사용되기 시작.

일본 슈퍼에 가면 후리카케와 함께 인스턴트 오차즈케들의 종류가 참 다양합니다. 일본에 처음으로 인스턴트 오차즈케가 출시된 것은 1952년. 앞에서 잠시 소개한 나가타니엔의 ‘오차즈케노리’가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인스턴트 오차즈케는 ‘맛차시오’가 쓰여 소금맛이 나는데요. 이 오차즈케를 먹으며 자란 일본의 젊은 세대들은 오히려 차만 부은 소금맛 없는 오차즈케는 심심하게 느끼기도 한다고 합니다. 

오차즈케 ‘재료’와 ‘차’의 조합

오차즈케의 매력을 깔끔한 맛, 간편함 등 ‘미니멀함’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다양한 재료+다양한 차 중 여러 가지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함’에서도 찾을 수도 있겠죠?

현미차, 호지차, 센차, 우롱차, 우메콘부차(매실+다시마차) 등 다양한 차를, 사케(연어), 우메보시, 콘부츠구다니(다시마를 채 썰어 매콤하게 무친 반찬), 도미, 닭가슴살 등 다양한 재료에 섞어 먹어보며 맛을 평가해 각각의 재료에 어울리는 차를 소개하는 블로거도 있습니다. 무조건 녹차만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우롱차, 보리차 등 색다른 차로도 오차즈케를 만들어보세요~

차를 사용한 죽 ‘차가유(茶粥)’

차가 좋아서 오차즈케가 좋다는 분들은 일본 요리 중 차를 사용한 또 다른 요리인 ‘차가유(茶粥)’도 즐겨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차로 쑨 쌀죽. 쌀 외에도 야채, 이모(芋), 콩 등을 넣기도 합니다. 나라의 향토 요리로 유명합니다. 맛차 가루를 더하기도 하고, 반차, 호지차, 코나차(粉茶; 차를 만들면서 나온 가루를 모아서 만든 차. 분말 녹차(粉末緑茶)와는 다름) 등 지역마다 다양한 녹차를 이용하고 소금 간도 다르다고 합니다. 

<집에서 만들어보는 차가유>

  1. 냄비에 물을 끓이고 차를 다시백 등에 넣어 추출한 뒤, 씻은 쌀을 넣어 죽으로 쑵니다. 

  2. 너무 많이 저으면 점성이 생기므로 가끔 주걱으로 위아래를 섞어 주는 정도로 하고, 표면에 거품이 생기면 제거~ 

  3. 쌀알이 부풀어 심이 없어졌을 때 불에서 내려 잠시 뜸을 들입니다.

  4. 차의 색이 우러나면 차를 넣은 다시백을 건져내는데, 그대로 두어도 좋습니다.

  5. 마지막으로 취향대로 소금간을 하면 완성~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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