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만 공부하면 오히려 더 어렵다! 잘 와 닿지 않는 단어와 표현은 그 유래와 뜻을 음미하며 공부해보세요~ 재미도 있고, 더 잘 외워집니다~
<내용 구성>
쓰임이 궁금한 일본어
ヘコむ・凹む / 헤코무 / 뜻: 우울하다, 기분이 처지다
일본어에는 문자인지 그림인지 헷갈리는 기호 같은 문자가 있습니다. ‘凸凹(데코보코, 토츠오)’와 ‘凹凸(오토츠)’라는 단어가 대표적인데요. 둘 다 표면이 평평하지 않고 높이의 차가 있는, 울퉁불퉁한 상태를 가리킵니다. 돌출된 부분을 ‘토츠(凸)’, 움푹 파인 부분을 ‘오(凹)’라고 읽습니다.
‘움푹 패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동사로 ‘쿠보무(窪む)’, ‘헤코무(凹む)’도 있습니다. 이중 ‘헤코무(凹む)’는 최근 ‘우울하다’, ‘처지다’라는 뜻으로도 자주 사용되는데요. 축 쳐진 모양이 ‘凹’라고 시각적으로 표현된 것이 재미있습니다.
‘ヘコむ’는 ‘減りこむ’의 줄임말로, ‘減る’는 ‘기운이 빠져 약해지다’, ‘こむ’는 ‘한계점까지 같은 동작을 계속하다’라는 뜻입니다. ‘凹む’도, ‘減りこむ’의 약자인 ‘헤코무’도 힘이 빠진 상태로 계속 버티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에도시대에 ‘헤코타레루(へこたれる)’라는 표현이 쓰였다고 합니다. ‘ヘコむ’는 ‘기운이 빠져 약해지다’, ‘垂れる(타레루)’는 ‘늘어지다’라는 뜻이니, ‘헤코타레루’도 기운 없이 축 처진 모습을 가리키는 말인 것이죠.
에도시대부터 일부에서는 ‘기운 없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듯합니다.
バイキング / 바이킹구 / 뜻: 무제한으로 먹는 요리
‘손님이 각자 좋아하는 것을 마음대로 덜어다 먹을 수 있도록 한꺼번에 여러 가지 요리를 마련해 놓는 식의 요리’. 한국에서는 ‘뷔페(buffet)’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요. 일본에서는 ‘ビュッフェ(뷔페)’와 ‘バイキング(바이킹구)’의 뜻이 조금 다르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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ビュッフェ(뷔페): 서서 셀프 서비스로 음식을 먹는 것. 무제한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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バイキング(바이킹구): 일정 요금으로 무제한으로 음식을 먹는 것
‘바이킹’은 1958년 제국호텔(帝国ホテル) 레스토랑에서 처음 선보였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요리를 자유롭게 골라서 먹을 수 있는 스칸디나비아의 전통 요리 ‘스모가스 보드’를 보고 착안해 ‘임페리얼 바이킹’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 스타일이 인기를 끌면서 ‘무제한으로 먹는 것’을 ‘바이킹’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참고로 ‘식사 무제한’은 ‘타베호다이(食べ放題)’, 주류 무제한 은 ‘노미호다이(飲み放題)’라고 합니다.
재미있는 건 ‘타베호다이’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면서, ‘시간 제한을 두고 무제한으로 먹는 것은 ‘타베호다이’, 시간 제한이 없는 무제한 요리(기존의 ‘바이킹’)는 ‘뷔페(ビュッフェ)’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아졌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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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래가 재미있는 일본어
冷やかす / 히야카스 / 뜻: 1) 물건을 살 듯하다가 사지 않다, 2) 연애 중인 커플을 놀리며 즐거워하다
‘냉장’, ‘냉동’이라는 단어에 쓰이는 ‘冷’는 ‘차갑다’라는 뜻이죠. 한자만 보아서는 의미가 잘 떠오르지 않는데요. 한자 뜻처럼 ‘히야카스(冷やかす)’는 ‘물, 바람, 얼음 등으로 식히다’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히야카스(冷やかす)의 또 다른 뜻으로 ‘상점의 점원 앞에서 물건을 살 것처럼 행동하다가 결국 사지 않다’가 있습니다. 점원을 기대하게 했다가 ‘냉수를 끼얹는’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이런 행동이 점원을 화나게 해서일까요? ‘상대방을 화나게/곤란하게/창피하게 하는 말을 하며 놀리다’라는 뜻으로도 ‘히야카스’가 사용됩니다.
에도시대, 막부에서 공적으로 설치한 유곽인 ‘요시와라(吉原)’의 근처에서 전통 종이를 제조, 판매하던 업자가 원료를 물로 식히는 사이에 유곽을 구경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행동을 ‘히야카스’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놀리다’라는 표현에는 ‘카라카우(からかう)’, ‘챠카스(茶化す)’도 있습니다.
‘챠카스’가 ‘놀리다’가 된 유래도 재미있습니다. 에도시대 초기 포르투갈인에 의해 나가사키에 들어온 ‘날라리’ 나팔인 ‘챠루메라(チャルメラ)’. 메밀국수 노점상들이 이 나팔로 손님들을 불러모았다고 하는데요, 이 낯선 나팔 소리가 경박하고 덜렁거리는 이미지라 ‘챠’를 떼와서 ‘챠카스(茶化す)’라는 동사를 만들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茶にする(차를 마시다)’, 즉 ‘휴식을 취하다’라는 뜻이 ‘농담하다’, ‘장난하다’로 이어지면서 ‘챠카스=농담하듯, 장난스럽게 놀리다’로 사용하게 되었단느 설. 그밖에도 차에 대한 예절을 모르고 얼렁뚱땅 차를 대접하는 것을 가리키는 ‘茶化場(챠케바)’, 무대에서 웃음이 나는 장면을 뜻하는 ‘チャリ場(챠리바)’ 등과 연결짓기도 합니다.
無茶苦茶 / 무챠쿠챠 // 滅茶苦茶・目茶苦茶 / 메챠쿠챠 / 뜻: 엉망이다, 도를 벗어나다,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심하다
‘無茶苦茶(무챠쿠챠)’, ’滅茶苦茶・目茶苦茶(메챠쿠챠)’는 불교 용어인 ‘무사(無作)’[인위적이지 않고 자연 그대로를 뜻하는 ‘무위’에 해당하는 말]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무사’의 뜻이 ‘아무것도 조작하지 않음(따라서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음)’이 되고, 발음은 ‘무챠’가 되고, 이 ‘챠’라는 발음에 한자 ‘茶’를 가져다 쓰고, 어감을 맞추기 위해 ‘쿠챠(苦茶)’를 붙여 완성된 것이 ‘무챠쿠챠’. 이렇게 발음이 먼저 만들어지고 한자를 나중에 갖다 붙인 것을 ‘아테지(当て字)’라고 합니다. ‘무챠’ 대신 ‘메챠(滅茶・目茶)’를 아테지로 사용한 ‘메챠쿠챠(滅茶苦茶・目茶苦茶)’도 의미는 같습니다.
‘메챠쿠챠 오모시로이(めちゃくちゃ面白い)’의 ‘메챠쿠챠’는 ‘정도가 심함’을 수식하는 ‘무지하게’ 정도의 강조 표현으로 이해하면 ok~
ちやほや / 치야호야 / 뜻: 예뻐하며 기분을 맞춰주는 모양
‘子どもをちやほやする(코도모오 치야호야스루)’와 같이 사용해 ‘아이를 어르고 달래다’, ‘오냐오냐하며 키우다’ 등의 뜻으로 풀이합니다. 한국어의 ‘오냐오냐’는 ‘그래그래~’ 하며 바라는 것을 다 들어주는 이미지인데요. ‘치야호야’는 ‘蝶よ花よ(쵸요하나요)’에서 왔습니다. ‘나비로구나~ 꽃이로구나’ 하며 아름다운 것을 보고 기뻐하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헤이안 시대에 쓰여진 『枕草子(마쿠라소시)』라는 고전 수필에 「みな人の花や蝶やといそぐ日もわが心をば君ぞ知りける」라는 구절의 단카(短歌)가 남아 있는데, 이는 ‘세상 사람은 모두, 꽃이야 나비야~ 신나게 아름다운 것들에 이끌리는 날에도 당신만은 저의 진짜 기분을 알아주시네요’ 정도의 뜻입니다. 이 ‘花や蝶や(하나야쵸야)’가 나중에 ‘蝶や花や(쵸야하나야)’가 되었고 이를 다시 줄여서 ‘ちやほや’가 되었다고 하네요.
외국에서 온 일본어
일본에 있던 발음에 한자를 입힌 ‘아테지’ 외에, 외국에서 유입된 단어에 한자를 붙여 일본어로 사용하게 된 경우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본어처럼 보이지만 알고 나면 외국에서 온 경우를 살펴볼까요?
お転婆 / 오텐바(오템바) / 뜻: 말괄량이
‘감당할 수 없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이라는 뜻을 가진 네덜란드어 ‘ontembaar(온템바르)’에서 온 말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불효한 자식’이라는 의미의 ‘転婆(텐바)’가 먼저 있었고, 이 말에 ‘お’를 붙여 사용했다는 설도 있는데요. 그렇게 보면 네덜란드어의 뜻과 발음이 ‘오텐바’와 똑같은 것이 더 신기해집니다.
八重洲 / 야에스 / 뜻: 도쿄도 주오구(中央区)의 지명
도쿄역의 출구 이름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는 어려운 한자, ‘야에스(八重洲)’는 에도시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신임을 받았던 네덜란드인 ‘얀 요스텐(Jan Joosten)’의 일본 이름 ‘耶楊子(야요스)’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야요스는 통역, 외교 일을 하며 일본인과 결혼해서 에도성 근처에 살았고, 그가 살던 곳을 ‘八重洲河岸(야에스 하안)’이라고 불렀다고. 현재 도쿄역 야에스 지하도의 소토보리이치방도리(外堀一番通り)에 얀 요스텐(야요스)의 비가 남아 있습니다.
背広 / 세비로 / 양복
일본어에서 한국으로도 전해져 옛날 어르신들이 여전히 양복을 ‘세비로’라고 하시는 걸 가끔 들을 수 있습니다. ‘背’는 ‘키’, ‘등’ 등을 의미하고, ‘広’에는 ‘넓다’는 뜻이 있으니 등이 넓은? 의미가 와 닿는 듯, 와 닿지 않는 듯한데요. 영어의 ‘civil clothes’, ‘civil wear’에서 온 발음에 한자를 붙인 아테지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civil wear’ 쪽에 한 표 던지고 싶네요.
현대 생활에 맞게 만들어진 일본어
일본 생활을 하다 보면, 한국어에 해당하는 표현을 일본어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막해지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티눈’ 같은 경우는 사전을 이용해 ‘우오노메(魚の目)’라는 것을 찾아볼 수 있지만, 용도나 목적 등을 ‘스피드 퀴즈’처럼 설명하는 수밖에 없는데요. 한 가지 표현으로 정착되지 않고 다양한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멀티 플러그・멀티탭
일본어 표현:O個口コンセント(O코구치 콘센토)・トリプルタップ(토리푸르 탑푸)・コーナータップ(코나 탑푸)
한국에서 ‘멀티탭’이라고 하면 플러그 여러 개를 일직선상으로 여러 개 꽂을 수 있는, 1m, 2m, 3m 등 길이가 여러 종류인 것을 떠올립니다. 같은 물건을 ‘멀티 콘센트’라고 부르기도 하죠.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로 ‘콘센트(コンセント)’, ‘탭(タップ; 탑푸)’라는 표현을 둘 다 사용하는데 ‘멀티’라는 표현이 아니라 직접 ‘몇 개짜리’ 하고 꽂을 수 있는 플러그의 수를 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플러그를 꽂는 구멍을 ‘コンセント差込口(콘센트 사시코미구치)’라고 하며, ‘3個口’, ‘7個口’ 등으로 구멍의 수를 표현합니다. 1m, 2m, 3m 등의 연장선은 ‘코드(コード; 코도)’라고 합니다.
이러한 코드가 없는 플러그꽂이를 ‘탭(タップ; 탑푸)’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トリプルタップ(토리푸르 탑푸)’라고 하면 플러그 하나를 콘센트에 꽂고 그 외에 3개를 추가로 더 꽂을 수 있는 블럭 타입의 플러그꽂이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같은 플러그꽂이를 ‘コーナータップ(코나 탑푸)’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눈썹 손질용 칼
일본어 표현: 眉毛カミソリ(카미소리)・アイブローレザー(아이브로 레자)・眉毛シェーバー(마유게 셰바)
머리, 털, 수염 등을 깎는 칼을 ‘剃刀(카미소리)’라고 합니다. ‘髪剃り(카미소리)’에서 유래한 말로, 예전에는 이 칼로 머리를 깎았다고 하는데요. ‘카미소리’라고 하면 일회용 면도기를 생각할 수도 있으니 ‘눈썹’이라는 표현인 ‘마유게(眉毛)’를 더해 ‘마유게 카미소리(眉毛カミソリ)’라고 하면 전달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영어를 사용한 アイブローレザー(eyebrow razor; 눈썹 면도기), 眉毛シェーバー(마유게 셰바(shaver))도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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