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노미카이(飲み会)’ 문화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주로 직장 동료들과 갖는 술자리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미카이에 혹시 지켜야 할 매너가 있는지 궁금한 분들을 위해 노미카이 기본 지식을 소개드리면서 ‘로바다야끼(로바타야키)’, ‘오마카세’, ‘모리아와세’ 등 일본 술자리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본어도 공부해봅니다.
<내용 소개>
일본 회사의 노미카이 문화
일본의 회사들은 신년회, 환영회, 프로젝트 달성 축하 등을 목적으로 노미카이를 갖곤 합니다. 거래처, 상사, 동료 등과 술을 마시며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가리키는 ‘노미니케이션(飲みニケーション)’[‘노무(飲む; 마시다)’+’커뮤니케이션(コミュニケーション)’]이라는 표현도 사용됩니다. 최근에는 ‘노미카이는 불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고, 런치 미팅이나 사내 활동 등 별도의 방법으로 교류하려는 회사들도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아직까지는 노미카이가 중요한 직장 문화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직장을 다닌다면 보통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는 부서 사람이나 상사와 친목을 다지기 위해 노미카이에 참여하는 것도 추천할 만합니다. 물론 무리하게 참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업무 시간 내에 적극적으로 회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일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일본 회사 노미카이의 특징
비즈니스에 관한 화제가 중심이다
일본에서는 직장 사람과 비즈니스 이야기를 하기 위해 노미카이를 갖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해외에서도 직장 사람과 술자리를 갖는 경우가 있지만 일본처럼 술을 마시며 일 이야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술을 마시기 전에 비즈니스 이야기를 하더라도,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일을 잊고 즐겁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매너로 여겨집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취하는 사람이 있다
이자카야가 많은 거리나 역앞에 술을 취한 사람이 있는 것을 본 적 있으신가요? 일본에서는 노미카이 후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전차에서 잠들어버리거나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취한 사람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노미카이에 참가하지 않으면 직장 동료들과 친해지기 어려운 점도 있다
‘술을 마시고 평소에 일하던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면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업무도 더 원활하게 진행된다.’ 일본에서 노미카이가 일과 관련해 중요한 문화로 여겨지는 이유입니다.
윗사람에게 술을 따르는 문화가 있다
일본의 노미카이에서는 상사나 선배 등 윗사람에게 술을 따르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렇게 술을 따르는 것을 ‘오샤쿠(お酌)’, 동사로는 ‘오샤쿠오 스루(お酌をする)’라고 하는데, 서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는 윗사람과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 술 주고 받기 매너가 궁금하다면 <일본 술 매너: 니혼슈 술잔, 술자리 매너와 일본어, 타마고자케란?>을 참고해주세요.
혼자 먹는 요리를 시켜도 매너에 어긋나지 않는다
일본 노미카이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는 오차즈케, 우동 등 혼자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주문해도 매너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참여자가 많을 때는 셰어할 수 있는 요리를 시켜 나누기도 하지만, 먹고 싶은 것을 개별 주문해도 됩니다. 마무리 식사로 오차즈케나 라멘을 주문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 ‘오차즈케’ 기본 지식
참가자가 비용을 나눠 내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는 ‘회식’이라고 하면 회사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에서는 나온 비용을 개인이 나눠 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회사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직장의 노미카이 1차 참여시 3000엔~5000엔을 지불하는 것을 예상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런 문화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상사가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에는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이 매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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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합 시간 엄수
노미카이 참가 전에는 집합 시간 5-10분 전에 집합 장소에 도착하도록 합시다. 일본에서는 집합 시간에 맞게 여유를 갖고 움직이는 것이 암묵적인 룰입니다. 만에 하나, 집합 시간에 맞지 않을 때는 그것을 알게 된 시점에 간사(모임 기획자) 등에게 연락을 취합시다.
2. 앉을 때는 좌석 순서에 맞게
일본 노미카이에서는 지위에 따라 앉는 자리가 달라지곤 합니다. 이러한 좌석 순서를 ‘세키지(席次)’라고 하며, 지위가 높은 사람이 안쪽 자리에, 신입사원과 평사원들은 입구 쪽에 앉는 것이 매너입니다. 노미카이뿐 아니라 비즈니스 관련된 상황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좌석 순서가 중시됩니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직위가 높은 사람이 뒤쪽, 신입사원과 평사원은 앞쪽에 서는 것이 매너. 노미카이 장소로 함께 이동할 때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3. 건배 룰 지키기
일본의 노미카이에서는 건배를 할 때 선배나 상사보다 먼저 잔을 들지 않습니다. 또한, 윗사람과 건배할 때는 상대보다 잔을 낮게 드는 것이 매너. 건배한 뒤에는 꼭 잔에 입을 대도록 합시다. 일본의 노미카이엥서는 기본적으로 ‘첫 잔은 맥주’라고 이야기됩니다. 참가자가 많을 경우 개별적으로 주문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첫 잔을 맥주로 통일하게 되었다고. 단, 최근에는 좋아하는 술, 논알콜 드링크로 건배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맥주 이외의 술로 건배해도 되는지 알고 싶다면 시작 전에 간사나 상사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4. 업무의 연장이라 생각하고 상식을 지키기
‘노미카이는 어디까지나 업무의 일환이다.’ 이러한 생각이 일반적인 일본에서 직장 동료들과 노미카이에 참가할 때는 술을 감당 안 될 정도로 많이 마시거나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자기 주량에 도달하기 전까지만 마시며 동료, 상사, 거래처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쌓는 것이 노미카이의 기본입니다.
5. 주변 사람 상황을 보고 배려하기
노미카이에서는 상대의 잔이 비었다면, ‘뭔가 드시겠어요?(何か飲まれますか?)’ 하고 묻는 것이 매너입니다. 병에 든 술을 주문했을 때는 위에 소개한 ‘오샤쿠’를 하는 것, 즉 상대방의 잔에 술을 따르는 것이 좋은 매너로 여겨집니다. 단, 자기 속도로 노미카이를 즐기고 싶은 사람도 있으므로 상대가 괜찮다고 하면 억지로 술을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최근에는 해러스먼트(harassment)가 될 가능성이 있어 각자가 술을 따라 마시는 ‘테쟈쿠(手酌)’를 권장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기업에 따라 노미카이 매너와 문화가 조금씩 다르므로 직장 분위기에 맞게 행동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6. 노미카이 후에 감사 인사 전하기
직장이나 거래처 사람들과 술자리가 끝나면 ‘오레(お礼)’, 즉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이 매너입니다. 특히 상사나 선배가 회계를 마친 뒤에 그 자리에서 감사 인사를 전합시다. 다음 날 이후 직장에서 만났을 때 직접 인사하거나 메일로 인사를 하는 것도 좋은 매너로 여겨집니다. 거래처와의 노미카이의 경우에도 인사를 꼭 전하세요.
노미카이 일본어 1: ‘로바다야끼’와 ‘로바타야키’
술자리와 관련해서 한국에서 사용하는 단어가 일본에서는 전혀 다른 뜻으로 사용되거나, 일본인들이 자연스럽게 입에 담는 단어의 뜻이 궁금한 경우가 있으실 듯합니다. 그중 술자리에서 한국 문화, 일본 문화를 주고받기에도 좋은 단어가 바로 ‘로바다야키’입니다.
한국의 ‘로바다야끼’ 하면 ‘다리가 저리는 단점을 커버하는 밑에 구멍이 뚫려 다리를 뻗을 수 있는 좌석’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실 듯합니다.
그런데 일본에서 ‘로바다야끼를 좋아한다’고 하면 상대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일본어 표현인 "로바타야키(炉端焼き)"는 바로, 아래와 같은 이미지이기 때문입니다.
炉端焼き / 로바타야키
일본에서는 생선이나 야채를 점원이 직화로 구워주는 시골풍(田舎風)의 이자카야를 뜻함. 자신이 직접 구워먹는 경우는 'セルフ炉端焼き(셀프 로바타야키)'라고 부름
‘로바타야키’라는 말은 1950년대, 점원이 직화에 생선을 구워 제공했던 미야기현 센다이시의 '로바타(炉ばた)'에서 시작되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스미비(炭火)', 즉 숯불에 굽는 요리 스타일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일본인들은 '숯불에 구운 생선, 해물 구이'를 떠올리게 되는 것. 그러면 왜 같은 말이 한국에서는 고급스러운 이자카야, 또는 편안한 구멍식 좌석을 의미하게 되었을까요?
일본의 전통 가옥에서는 위의 사진과 같은 '이로리(囲炉裏)'라는 실내 화로를 설치해 난방, 조리 등에 이용했습니다. 바닥에 홈을 파고 숯을 넣어두는 이로리에서 착안, 바닥을 파서 의자처럼 앉을 수 있는 이자카야를 '로바다야끼'라고 부르게 된 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또 하나, 일본에는 위의 사진과 같은 '호리고타츠(掘りごたつ)'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코타츠(こたつ)’가 바닥에 밥상처럼 놓이는 반면, 호리고타츠는 '파다(掘る)'라는 표현이 들어 있는 것처럼, 바닥을 파서 설치해 의자에 앉는 듯 편안하게 사용하는 고타츠입니다. 바로 이 호리고타츠에서 형태를 빌려온 것이 '로바다야키'로 대표되는 좌식 스타일이 아닐지 추측해봅니다.
노미카이 일본어 2: ‘오마카세(お任せ)’
일본인들보다 한국인들이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듯한 단어인 '오마카세(お任せ)'.
'맡기다'라는 뜻을 가진 '任せる(마카세루)'를 명사형으로 만든 표현입니다. 단, 일본에서는 '오마카세'를 음식점의 특정 스타일, 요리를 내는 방식을 가리키는 의미로 쓰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즉, ‘오마카세가 좋아요’라는 표현을 하면 일본인들은 ‘자기가 메뉴를 고르지 않고 가게의 추천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일본에서는 주문을 하면서 '오마카세데(お任せで)', '오마카세시마스(お任せします)' 등으로 선택을 맡기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한국의 '오마카세'와 비슷한 표현으로는 회전스시(回転寿司; 카이텐스시)와 구분하는 의미로 사용하는 '카운터스시(カウンター寿司; 카운타즈시)'라는 표현을 들 수 있습니다.
노미카이 일본어 3: ‘모리아와세(盛り合わせ)’
일본 노미카이 메뉴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단어 중 하나로 ‘모리아와세(盛り合わせ)’를 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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刺身盛り合わせ / 사시미모리아와세 : 사시미 모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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ナムル盛り合わせ / 나무루모리아와세 : 나물 모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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キムチ盛り合わせ / 기무치모리아와세 : 김치 모듬
예를 들어 ‘사시미모리아와세(사시미 모듬)’은 몇 가지 종류의 사시미(생선회)가 한 접시에 담겨 나옵니다. 역시 어려운 생선 이름을 고민할 필요 없어 무척 편리한 메뉴입니다.
‘나물 모리아와세’, ‘김치 모리아와세’. 야키니쿠 집이나 한국 음식점에서 한국인들에게는 꽤 비싸게 여겨지는 가격으로, 일본인들이 매우 빈번하게 주문하는 인기 메뉴들입니다.
참고로 모리아와세(盛り合わせ)는 '모루(盛る)'와 '아와세루(合わせる)'라는 두 개의 동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모루'는 '그릇에 담다'라는 뜻, '아와세루'는 ‘둘 이상을 하나로 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술을 즐기고, 밤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스팟들이 많습니다. <일본 밤 문화의 모든 것: 일본 술 문화, 일본의 밤 분위기를 즐기기 좋은 곳, 다양한 즐길 거리를 소개> 기사를 통해 일본의 밤을 미리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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