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와 일본어 공부를 한 번에! "立ち"가 들어가는 다양한 표현(+이자카야 안주, 소바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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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7

온천 료칸에서 무릎을 꿇고 서빙을 받는 '가이세키 요리'의 고급스러움도 좋지만, 서서 즐기는 ‘다치(立ち)’ 문화의 즐거움 또한 일본의 독특한 문화입니다.

<내용 구성>

서서 마시는 즐거움, 다치노미(立ち飲み)

서서 먹는 즐거움, 다치구이(立ち食い)

서서 읽는 즐거움, 다치요미(立ち読み)

다치이리(立ち入り、立入)와 다치아이(立会い、立ち合い)

서서 마시는 즐거움, 다치노미(立ち飲み)

선술집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요즘엔 이자카야(居酒屋)라는 단어가 한국에도 보편적으로 사용되지만, 일본어 사전에 ‘이자카야’라고 검색해보면 ‘선술집’이라는 단어로 번역, 소개됩니다. 선술집이란 말 그대로 ‘선 채로 간단히 술을 마시는 술집’을 말합니다. 한국의 이자카야는 왠지 고급스러움이 더해져 있지만, 일본에서 이자카야는 저렴한 안주들과 나마비루(生ビル), 생맥주로 대표되는 편안한 공간입니다. 요즘 대부분의 이자카야는 테이블에서 즐기게 되어 있지만, 여전히 ‘선술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서서 마시는 ‘다치노미야(立ち飲み屋)’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조금 불편하지 않을까 싶지만, 서서 마시는 만큼 일반 이자카야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다,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매력적인 분위기로 술 좋아하고 분위기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굿 초이스일 수 있답니다. 

여기서 잠깐>> 그럼 일본에서는 "다찌"를 뭐라고 하지?

이자카야 좋아하는 한국인들 사이에선 "다찌"라는 단어가 자주 쓰이죠. 일반적으로 이자카야의 바(Bar)카운터를 "다찌"라고 부르는 듯합니다. 그러나 테이블이 아니라 셰프들과 마주보고 앉는 '카운터'의 의미로, 일본에서처럼 '의자 없이 서서' 먹는 것과는 다른데요. 일본에서는 한국의 이자카야 등에서 "다찌"라고 부르는 좌석을 "카운타세키(カウンター席; 카운터석)"라고 부릅니다. 카운터석과 테이블석을 모두 보유한 가게에서는 좌석 상황에 따라 예약이나 입장 시에, "카운타세키토 테이부르세키, 도치라니나사이마스카(カウンター席とテーブル席、どちらになさいますか;카운터석과 테이블석 중 어떤 쪽으로 하시겠어요)?"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자카야에 가면 꼭 먹어보자! 일본 이자카야 대표 안주

이자카야에는 가라아게만 있는 게 아니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일본 이자카야의 안주들. 그중 어딜 가나 꼭 있는 대표 안주들을 소개합니다. 일본의 이자카야에 간다면 가볍게 주문해보세요~

포테토사라다(ポテトサラダ)

약칭 ‘포테사라(ポテサラ)’라고도 불리는 감자 샐러드는 의외로 이자카야의 단골 안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토리아에즈 나마히토츠(とりあえず、生1つ)!’, 한국말로 하면 ‘일단 맥주 한 잔!’인데요, 맥주에 감자튀김이 잘 어울리듯, 일본인들은 감자샐러드도 같은 느낌으로 사랑하는 듯합니다. 양이 많지 않아 가볍게 즐길 수 있습니다.

아게다시토후(揚げ出し豆腐)

우리나라 요리로 따지면 두부조림과 비슷한 아게다시토후. ‘튀김다시두부’라고 번역할 수 있는 메뉴인데요. 이름처럼 ‘두부를 살짝 튀겨서 다시에 적신 두부’랍니다. 여기서 다시란, 달달한 간장 베이스의 소스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튀김이라고 하지만 완전히 바삭하게 튀긴 게 아니라 보들보들한 두부의 느낌이 남아 있도록, 밀가루와 녹말가루를 뭍힌 두부를 살짝만 튀겨내는 게 포인트! 소스는 ‘와후다시(和風だし)’와 물, 간장, 미림 등으로 만드는데, 먹어보면 아! 하는 친숙한 일본의 달달함입니다. 

서서 먹는 즐거움, 다치구이(立ち食い)

다치노미야에서 서서 마시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면, 서서 먹는 즐거움, 다치구이(立ち食い) 세계에 입문 준비 완료! 다치구이의 테방(定番), 즉 대표적인 메뉴는 아마도 ‘소바’와 ‘우동’일 것입니다. 역 앞 등에서 ‘そば、うどん’이라는 간단한 간판을 내건 다치구이 소바야(そば屋), 우동야(うどんや)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저렴한 가격, 풍성한 양, 옆사람과 어깨를 부딪히며 먹는 즐거움 등이 쏠쏠합니다. 판매기를 통해 식권을 뽑는 가게도 있고, 직접 점원에게 메뉴를 이야기하고 결제를 하기도 하는데요. 다치구이야는 기본적으로 선불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치구이의 대표 메뉴, 소바(そば、蕎麦)

한국인들에게 소바는 ‘모밀’이라는 이미지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판모밀(국물이 없이 판에 담겨 나오는 찬 모밀), 냉모밀(차가운 국물에 담겨 나오는 모밀) 등으로 주로 여름철에 먹는 경우가 많죠. 최근들어서는 ‘온모밀’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고 있지만, 일본에는 좀 더 다양한 종류들의 소바들이 있답니다. 대표적인 소바의 종류를 알아볼까요?

  • 가케(かけ): 가장 기본적인 소바로, 따뜻한 국물에 면만 넣거나, 파 정도만 넣음.

  • 자루(ざる): 한국에서 ‘판모밀’로 알려져 있는 대나무 자루에 담긴 차가운 소바. 대체로 冷たい(츠메타이; 찬)・温かい(아타타카이; 따뜻한) 소바 중에서 고를 수 있습니다.

  • 와카메(わかめ): 미역을 넣은 소바.

  • 가키아게(かき揚げ): 작게 썬 양파, 새우, 야채 등을 둥그란 형태로 튀겨낸 가키아게를 넣은 소바. 달짝지근한 야채 튀김 소바라고 할 수 있음.

  • 다누키(たぬき): 덴푸라(튀김)의 부스러기인 ‘아게다마(揚げ玉)’ 또는 ‘텐카스(天かす)’를 넣은 가케 소바.

  • 기츠네(きつね): 달짝지근하게 조린 아부라아게(油揚げ), 즉 두부를 기름에 튀긴 사각형의 큼직한 유부를 넣은 소바. 꼭 부산 오뎅을 넣은 듯한 외형으로 쉽게 기억할 수 있음. 기츠네(여우)가 아부라아게를 좋아했다고 전해져 이런 이름이 붙었음. 이 유부도 이나리즈시의 유부처럼 달짝지근한 것이 특징.

  • 덴푸라(天ぷら): 새우나 야채 덴푸라를 넣은 소바. 찬 소바로 제공되기도 함.

  • 이카텐(いか天): 이카텐, 즉 오징어 튀김을 넣은 소바.

  • 카모난방(鴨南蛮): 오리(카모)고기와 구운 파를 얹은 따뜻한 국물의 소바.

  • 오로시(おろし): 간 무를 넣은 소바. 주로 차갑게 제공되어 ‘여름 소바’로도 인기가 있음.

  • 도로로(とろろ)/ 야마카케(山かけ): 산마, 참마 등을 갈아 넣은 소바. 찬 소바, 따뜻한 소바 둘 다 제공됨. 낫토 등 끈끈한 찰기가 있는 마의 식감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

여기서 잠깐>> “주카소바(中華そば)”, “토시코시소바(年越しそば)”, 힛코시 소바(ひっこしそば)

다치구이 소바집에는 없지만, 소바와 관련한 상식을 몇 가지 더 소개합니다.

주카소바(中華そば): 중화소바? 어떤 소바지? 처음 보면 궁금해지는데요. 이름은 소바지만 메밀을 사용하지 않은, ‘라멘’이랍니다. 메밀면을 사용한 소바인 줄 알고 시켰다가 라멘(일본식 라면)을 받아볼 수 있으니 알아두어야겠죠?  

토시코시소바(年越しそば): ‘해넘이 소바’라는 뜻답게, 한 해의 마지막 날, 일본에서는 오미소카(大晦日)라고 부르는 12월 31일에 소바를 먹는 풍습이 에도시대부터 계속되어오고 있는데요. 소바는 다른 면보다 쉽게 끊어진다는 점에서 한 해 동안의 나쁜 일들을 이로 자른다는 의미를 갖게 되어 풍습으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합니다. 

힛코시 소바(ひっこしそば): 일본에서는 새로 이사한 후에 이웃에 소바를 돌리는 습관이 있어왔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돌리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요. 소바는 값도 저렴하고, 소바 면처럼 가늘고 길게(細く長く)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합니다.

소바, 스시, 덴푸라 등 대표적인 일본 요리들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 궁금하시다면 <일본 음식 먹는 법, 더 맛있고 재밌게(+일본어 단어 공부)> 기사를 통해 공부해보세요~

서서 읽는 즐거움, 다치요미(立ち読み)

먹고 마시는 것만 서서 즐기는 것이 아니다! 서점은 물론 편의점의 잡지 매대, 북오프(BOOKOFF, ブックオフ), 후루혼야(古本屋) 같은 헌책방 등 책과 잡지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다치요미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부 편의점에서는 비닐이나 끈으로 잡지를 묶어놓거나, ‘다치요미를 금지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붙여놓기도 하는 등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가게에 손님이 많이 모여 영업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등 긍정적인 견해도 있습니다. 다치요미를 하더라도 책이나 잡지 위에 물건을 올려놓거나, 통로를 가로막거나, 근처에 걸터앉거나 하는 등으로 민폐를 주지 않는다면, 구매를 전제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짧은 휴식이 되어줄 듯합니다. 

다치이리(立ち入り、立入)와 다치아이(立会い、立ち合い)

다치이리(立ち入り、立入)는 일본에서 자주 보게 되는 말이지만 처음 봤을 때는 의미가 선뜻 다가오지 않는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말로는 ‘출입(出入)’에 해당하는 말로, ‘다치이리킨시(立入禁止)’란 곧 ‘출입 금지’, 어떤 공간에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 사인인 것이죠. 주로 공사 중인 공간 등 앞에 표시되어 있습니다(참고로 일본어 出入(でいり)란 출구와 입구를 함께 말하거나, 드나듦을 뜻하는 조금 다른 뜻입니다). 

다치아이(立会い、立ち合い)는 우리말로 ‘입회’로, 현장에 함께 참석하여 지켜본다는 뜻인데요. 일본 생활 속에서는 이사를 할 때 듣게 되는 단어입니다. 살던 집에서 나올 때 사용한 집에 문제가 없는지 집주인을 대신하는 부동산 회사나 관리회사 담당자와 함께 현장을 확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파손, 오염 부분 등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아는 대로 대답을 하는 과정으로 진행되며, 확인 후에는 서명을 하여 파손 보상 등에 대한 계약이 성립되므로 솔직하고 신중하게 진행해야겠습니다. 일본에서 혹시 출산의 경험을 하게 된다면, 다시 한 번 이 다치아이라는 말을 듣게 될 텐데요. 출산 과정을 지켜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의사가 산모에게 ‘다치아이 출산을 할 것인지’ 질문을 하게 되고 의사대로 진행하면 됩니다. 

서서 마시고, 먹고, 읽고, 그리고 직접 참여하는 생생한 다치(立ち) 문화로 리얼한 일본 생활을 즐겨보세요! 

관련 기사:

이자카야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 야키토리는 시오 or 타레? 물수건은 일본어로? 이자카야에서 일본어 공부

앉아서 즐기는 일본 문화도 궁금하다면 -> 가이세키 요리, 오세치 요리 vs. 미소시루에 사카나, 화려하고 소박한 일본요리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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