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친구들, 직장 동료들과의 밥자리(ご飯会), 술자리(飲み会). 매너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상대를 언짢게 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된다면, 아주 기본적이지만 중요한 일본의 식사 예절을 점검해둡시다~
<내용 구성>
◆ 음식점에서는 안내를 받아 입장, 벗은 신발은 가지런히
◆ 술이나 음료를 먼저 주문, 서비스 차지 개념 “오토시(お通し)”
음식점에서는 안내를 받아 입장, 벗은 신발은 가지런히
“いらっしゃいませ。何名様ですか?(어서오세요. 몇 분이세요?)” 빈 자리가 있으면 자유롭게 들어가 앉아 주문할 때가 되면 점원을 부르는 한국의 일반적인 음식점 문화와 달리, 일본에서는 입장 시 인원이나 예약 여부, 흡연 여부 등을 확인받고 점원의 안내를 받아 좌석에 앉게 되는 경우가 보편적입니다. 신발을 벗고 입장하게 되는 음식점이나 이자카야의 경우, 자신이 벗은 신발을 열쇠 달린 보관함에 넣기도 하는데요. 가게 입구에 신발을 벗어놓는 경우, 또는 가정 집에 초대받아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 신발을 가지런히 해 거꾸로 돌려놓는 것이 일본식 매너입니다. 우리나라 기준에는 나갈 때 신발을 신는 방향으로 말이죠.
일본의 음식점 매너는 이렇게 음식점, 식당에 따라 무척 다릅니다. 일본의 다양한 식당과 이용 방법은 <일본 식당과 일본 음식 전문점 종류, 이용 팁과 함께 소개>에서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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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나 음료를 먼저 주문, 서비스 차지 개념 “오토시(お通し)”
식사 예절로까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인들은 일반적으로 음식점에서 메인 요리 주문 전에 음료를 먼저 주문하는 편입니다. 생맥주에 해당하는 “나마비루(生ビル)”, 매실주에 해당하는 “우메슈(梅酒)”, “레몬 사와”, “하이볼”, “우롱하이”... 식사에 어울릴 술을 주문하고 천천히 메뉴를 훑어 보고, 음료가 도착할 때쯤 메인 요리를 주문하는 것이죠.
혹시 일본 여행 중에, 주문하지도 않은 안주 비슷한 요리가 작은 그릇에 담겨 나와 당황한 적이 있지는 않은가요? 작은 그릇 크기에 서비스(무료)라고 생각하고 먹었다가, 나중에 계산할 때 요금이 붙어 기분이 상한 이들도 있다는 소문인데요. 일본인들에게만 내어주고 한국인인 자기에게는 주지 않았다고 화를 내는 한국인도 실제로 접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 여행을 자주 다니고, 일본 생활이 길어질수록 금세 적응되는 이 작은 안주 요리를 일본어로 “오토시(お通し)”라고 합니다. 손님이 고르는 것이 아니라 가게에서 그날그날 적당한 요리를 추천해 제공하는 셈이니 일종의 점장 추천 기본 안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잠깐>> “오토시(お通し)”의 유래
오토시의 유래, 어원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문 내용을 주방에 틀림없이 전했습니다(通しました)”라고 전하는 의미,손님을 자리에 “안내(お通し)”한다는 의미가 그 유래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오토시는 손님에게 처음 주문을 받은 뒤 요리를 제공할 때까지의 사이 시간을 채우기 위해 제공됩니다. 술을 먼저 주문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술과 음식을 함께 준비해도 술이 가장 먼저 제공됩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올 때까지는 술과 함께 먹을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뭔가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해서 제공하자는, 일본인다운 세심함에서 비롯된 것이 바로 “오토시”입니다. 서비스 차지 개념으로 300~400엔 등 가격이 책정된다는 점도 참고하세요~
니혼슈(日本酒), 쇼츄(焼酎) 주문하기
식사도 식사지만 술을 주문할 때 처음에는 망설여질 때가 많죠. 브랜드도 다양하고 먹는 방식도 다양하기 때문인데요. 먼저 니혼슈와 쇼츄의 차이부터 헷갈리곤 합니다.
니혼슈(日本酒)
니혼슈는 발효주로, 쌀로 빚은 일본식 청주를 말합니다. 계절과 취향에 따라 따뜻하게 마시거나 차갑게 마십니다. 따뜻하게 데운 니혼슈를 “아츠칸(あつかん)”, 찬 니혼슈를 “레슈(冷酒、れいしゅ)”, 미지근하게 데운 것을 “누루칸(ぬるかん)”이라고 하고, 뜨거운 물을 섞어서 희석시켜 마시는 것을 “오유와리(お湯割り)”, 따뜻한 차에 희석한 것을 “오차와리(お茶割)”라고 합니다. 조금 더 특색 있는 술에 도전하고 싶다면 “히레자케(鰭酒)”는 어떨까요? 뜨겁게 중탕한 니혼슈에 태운복어지느러미를 풍덩 넣어 먹는, 비릿하지만 개성만점인 니혼슈입니다.
'니혼슈(사케)의 기본'이 궁금하면 WeXpats의 기사로 공부!
쇼츄(焼酎)
쇼츄(소주)는 고구마(사츠마이모), 보리(무기) 등을 원료로 한 증류주입니다. “온더록”에서 따온 “록쿠(ロック)”부터, 찬물에 섞어 마시는 “미즈와리(水割り)”, 뜨거운 물에 섞어 먹는 “오유와리”, 탄산에 섞어 먹는 “탄산와리(炭酸割)” 등 역시 마시는 법이 다양합니다.
소주에 우롱차, 녹차, 홍차 등의 차를 섞어 마시기도 하는데, 우롱하이, 룍차하이, 코차하이라고 합니다. 레몬과 매실(우메) 등을 탄산, 쇼츄와 섞어 만든 칵테일인 레몬사와, 우메사와 등도 있습니다.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즐겨보세요~
그릇을 들고, 젓가락 위주로
오토시와 함께 시원한 맥주를 즐기고 있으니 주문한 음식이 하나둘 도착합니다. 모든 음식이 마련되어 이제 본격적으로 식사가 시작됩니다. “이타다키마쓰(頂きます, 잘 먹겠습니다)!” 가슴께에 두 손을 기도하듯 모으고 함께 식사하는 상대와 식사 전 인사를 주고받습니다. 그런데… 함께 식사를 하는 일본인 동료가 젓가락을 들더니 이어서 밥그릇을 들고 먹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젓가락으로 밥을 떠 먹더니, 밥그릇을 내려놓고 이번엔 미소시루가 담긴 국그릇을 손에 드네요. 국은 숟가락 없이 훌훌 입으로 마십니다. 밥그릇과 국그릇은 그대로 두고 숟가락으로 떠 먹는 한국 식사 문화와는 조금 다른 모습인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밥과 그릇을 담는 일본의 그릇을 ‘오완(お椀)’이라고 합니다. 주료 목제나 플라스틱의 가벼운 재료를 사용하고, 받침이 달린 경우들도 있죠. 일본에서는 숟가락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젓가락 위주로 식사를 하는 편이기 때문에, 밥과 국을 덜 흘리기 위해 가벼운 소재로 그릇을 만들어 손에 들고 먹는 문화가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상체를 반듯이 펴고 그릇을 가슴께에 올리고 먹는 일본 식사 예절. 굳이 똑같이 따라 할 필요는 없지만 서로 다른 차이를 알아두고 존중하는 것이 좋겠죠?
밥과 반찬은 조용히, 면은 후루룩!
후루룩~ 후루룩!!! 오른쪽 테이블에서 소바를 먹는 소리가 꽤나 크게 들려옵니다. 라면을 시킨 왼쪽 테이블에서도 면을 후루룩거리며 먹고 있는데요. 한국인들이 가장 놀라는 면 먹을 때 크게 내는 소리! 이것도 조금 다른 식사 문화 중 하나입니다. 밥과 국, 반찬 등은 조용히, 되도록 소리를 내지 않고 먹지만, 면을 먹는 경우에는 되도록 소리를 내며 먹는 일본 사람들. “맛있게 먹고 있다”는 의미이므로 결코 흠이 아닌, 오히려 예절에 맞는 행동이라고 하네요. “복스럽게 면 먹는 소리”, 앞으로는 이렇게 이해하고, 신나게 면을 먹어볼까요?
여기서 잠깐>> 라면, 소바 주문하기
일본의 라면 전문점에서는, 면을 삶는 정도를 사전에 물어보기도 합니다.
<면 삶기 정도에 관한 일본어 표현(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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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나마): 생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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湯気通し(유게토오시): ‘김만 쐰다’는 뜻으로 0~3초 정도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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粉落とし(코나오토시): ‘밀가루를 떨어뜨린다’는 뜻으로 3~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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ハリガネ(하리가네): 7~1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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バリカタ(바리카타): 15~2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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カタ(카타)・かため(카타메): 20~4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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普通(후츠): 40~7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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やわ(야와)・やわめん(야와멘): 90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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バリやわ(바리야와): 180초 정도
또한, 라면, 소바 등 면 요리점의 경우, 서서 먹는 "다치구이(立ち食い)" 가게도 있으니 체험해보는 것도 좋겠죠? 가게 입구의 자동 판매기에서 미리 메뉴를 주문・계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작은 티켓 같은 것이 나오는데 그것을 카운터에 전달하게 됩니다. 소바와 우동 중 면을 고르는 경우도 있고,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 중 어떤 것을 원하는지 물어보기도 한답니다. 그럴 땐 당황하지 말고 원하는 것을 주문합시다!
알아두면 편리한 식사 관련 용어
음식점에서 필요해서 요청하고 싶은데, 용어를 모를 때가 더러 있을 텐데요. 간단한 식사 관련 용어를 공부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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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자라(取り皿): 각자 음식을 덜어 먹는 앞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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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시(お箸), 와리바시(割りばし): 젓가락, 나무젓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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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보리(おしぼり), 오테후키(お手拭き): 손을 닦는 물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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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야(お冷): 얼음이 담긴 냉수. 일반적으로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물은 ‘냉수’인 경우가 많습니다. 찬물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정수(浄水)나 미지근한 물(ぬるめのお水)를 요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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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이케(お会計), 오칸조(お勘定): 밥을 먹고 나서 계산할 때는 “오카이케/오칸조, 오네가이시마스(お会計/お勘定、お願いします)“라고 점원을 향해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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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츠카이케(個別会計), 베츠바라이(別払い): 계산 시 각자 먹은 금액을 별도로 계산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개별 회계, 각각 계산을 의미하는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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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리(上がり): 혹시 스시집에서 식사를 했다면, 식후에 마시는 차를 주문해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이 차를 전통적으로 “아가리(上がり)”라고 부른답니다. “아가리, 오네가이시마스(上がり、お願いします)!”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면서 마지막으로 하는 인사말은? 고치소사마데시타(ごちそうさまでした,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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