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캡슐토이(동전 뽑기 장난감), 가챠

WeXpats
2020/10/08

애들 장난감 아니야? 하고 지나쳐버리기 쉬운 ‘가챠’. 그 속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것들이 들어 있습니다. 디테일과 센스로 무장한 일본의 캡슐토이를 통해 일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내용 구성>

◆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가챠

◆ 2000년대 이후, 가챠의 변신

◆ 다양한 가챠 콘텐츠들

◆관광지, 오미야게 가챠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가챠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돌리는 순간의 짜릿함! 원하는 게 꼭 있게 마련이고, 원하는 건 잘 나오지 않지만, 동전 하나의 즐거움이라 생각하게 되죠. 손잡이를 돌리는 소리가 일본인들에게는 ‘ガチャガチャ(가챠가챠)’라고 들린다고 해서 ‘가챠’라고 불리는 이 뽑기 장난감의 정식 이름은 ‘カプセルトイ(캅세루토이; 캡슐토이)’. 그런데 일본인들 중 그렇게 부르는 이는 매우 적다는 후문입니다. 

<캡슐토이의 다양한 이름>

  • ガチャ (가챠)

  • ガチャガチャ (가챠가챠) 

  • ガチャポン (가챠퐁)

  • ガシャポン(가샤퐁)

  • ピーカップ(피캅푸; 피컵)

이중 ‘가샤퐁(ガシャポン®)’은 일본의 완구 그룹 ‘반다이(バンダイ, BANDAI)’의 등록상표입니다. 반다이는 1977년부터 가챠 사업을 전개하였고, 2006년 12월 시점에 전국에 약 40만 대의 기계를 설치, 100엔, 200엔, 300엔, 400엔 완구 시리즈에 더해 과자, 미니카, 열쇠고리, 마그넷 등이 든 가샤퐁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반다이 2006년 12월 발표 자료 <ご当地キティ、カプセル自販機での販売スタート> p.2 https://www.bandainamco.co.jp/releases/images/3/35142.pdf

1960년대 중반에 미국에서 수입된 가챠는 1970년대에 전국 각지에 보급되었는데요. 슈퍼마켓과 ‘다가시야(駄菓子屋)’ 앞에 가챠 기계가 몇 대 정도 설치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다가시야(駄菓子屋)

맛있는 과자, 아이스크림을 보유하고 있음은 물론, 슈퍼볼 등의 장난감, 애니메이션・프로야구 브로마이드를 뽑는 '아테쿠지(当てくじ)', '스페이스 인베이더'로 대표되는 '아케이드게임', 캡슐 뽑기인 ‘가챠’를 모두 즐길 수 있었던 다가시야. 한국 어린이들에게 떠오르는 '학교 앞 문방구'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 곳입니다.

단, 다가시야의 형태는 한국의 문방구와는 조금 달랐던 듯합니다. 주로 할머니 할아버지가 뒷방에 거주할 수 있는 공간에서 과자나 장난감을 파는 이미지였다고 하는데요. 한국의 문방구는 거주 겸용 공간은 아니었으니, 편의점이나 슈퍼가 없던 시절의 '구멍가게' 이미지도 겹쳐집니다.

2000년대 이후, 가챠의 변신

한국에선 캡슐토이, 즉 동전 뽑기가 어린이들만의 놀이로, 그것도 예전보다 훨씬 찾아보기 힘들어졌는데요. 일본에서는 2000년대 이후 오히려 규모가 커졌습니다. ‘가챠’는 ‘100엔’ 동전으로 하는 거지~ 하던 세대, 가챠 기계는 많아 봐야 10개지~ 하던 원년 가챠 세대들도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가격도 200엔, 300엔, 400엔 등 다양해지고 가게 하나가 가챠 기계만으로 채워진 가챠 전문점도 생겨났습니다. 

대표적인 가챠 전문점

열 대를 훌쩍 넘는 다양한 가챠 기계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가챠 전문점. 가챠 상품은 피규어와 캐릭터 완구가 대표적이라, 아키하바라, 나카노 등의 피규어 성지에 있는 가챠 전문점이 규모를 자랑합니다. 

반다이에서는 2019년 4월, 동전이 아닌 덴시마네(電子マネー), 즉 교통카드 등을 이용한 ‘스마트가샤퐁(スマートガシャポン)’을 등장시켰습니다(*). 편리해서 좋은지, 동전 하나만큼의 재미가 줄어든 것인지 쉽게 판단하기 어렵네요. 다행히 손잡이를 돌리는 재미는 아직 그대로입니다.  

* <일본경제신문(日本経済新聞)> 2019년 4월 18일 <バンダイ、キャッシュレス決済対応カプセルトイ自販機「スマートガシャポン」を展開-交通系電子マネーで小銭不要> https://www.nikkei.com/article/DGXLRSP507963_Y9A410C1000000/

다양한 가챠 콘텐츠들

규모가 커지고 시설이 현대화된 것은 물론, 캡슐 안에 든 상품이 다양해진 것도 가챠의 인기가 계속되는 비결이 아닐까 싶은데요. 어른들의 취향에도 부응하고 있습니다. 꼭 캐릭터 장난감이나 애니메이션 피규어 등의 팬이 아니더라도 ‘이건 좀 귀엽네!’, ‘디테일이 정말 대단하네~’ 감탄을 자아내는 가챠들도 많습니다. 일본의 전화국 NTT의 공중전화 가챠 컬렉션, 캠핑회사 콜맨의 캠핑도구 가챠, 각 전철회사에서 제작한 열차 모양 뱃지 가챠, 일본의 부엌 기구들을 담은 가챠… 자신의 취미, 취향에 맞는 가챠가 일본 어딘가에 반드시 존재하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캡슐 속 세계는 무궁무진합니다. 

가챠로 등장해 인기 캐릭터가 된 ‘콥푸노 후치코’

가챠 중에는 인기를 얻어 모두가 ‘어디 가면 뽑을 수 있나?’ 궁금해하는, 이른바 인기템, 레어템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コップのフチ子(콥푸노 후치코)’. ‘コップ’는 ‘컵’이라는 뜻, ‘ふち(縁)’는 어떤 물건의 둘레, 테두리라는 뜻, ‘子(코)’는 예전 일본 여성의 이름에 많이 쓰인 한자입니다. ‘컵의 둘레 씨’ 정도 될까요? 

후치코는 2012년 7월 일본의 장난감 회사 ‘키탄쿠라부(奇譚クラブ; 기담클럽)’가 만화가 다나카 카츠키(タナカカツキ)의 원안으로 만든 캡슐 토이입니다. 캐릭터인 후치코(fuchico)가 생각에 잠겨 앉아 앉거나 매달리는 듯한 자세로 되어 있어 실제로 컵에 걸치면 아주 귀여운 풍경이 연출됩니다. 가끔은 요가 자세처럼 아크로바틱한 자세를 취하고 있고, 오브제와 함께하거나 복장을 달리하기도 하여 이런저런 후치코를 구경하고 또 모으고 싶어집니다. 

컵에 장식하는 것으로 만들어졌지만 컵 외의 용기나 식물의 줄기 등에 장식한 사진들이 Twitter와 Facebook으로 퍼져나가면서 촬영의 재미까지 더해준 것도 인기의 비결인 듯합니다.

첫 시리즈는 일주일 만에 10만 개 완판, 3년도 채 되지 않아 누계 800만 개 돌파, 극장 매너 CM으로 등장하고, 각종 굿즈가 만들어지고, 책 출간은 물론 사진전도 개최되었습니다. 

사무원 복장의 여성이라 ‘OL인형(OL人形. ‘OL’은 ‘Office Lady’의 약자)’으로 불리고, 이 제품의 탄생기를 다룬 NHK 다큐멘터리에서도 ‘OL 인형’이라고 지칭하면서 2016년 9월에 상품명을 ‘OL인형’으로 바꾸기도 했는데요. 팬들은 여전히 ‘콥푸노후치코’가 좋다! 는 평으로 결국 다시 원래 이름으로 돌아왔습니다.

*콥푸노후치코(コップのフチ子) 공식 홈페이지 http://fuchico.jp/

관광지, 오미야게 가챠

가챠 구입 장소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여행지. 여행의 기억을 작은 기념품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여행자들에게 현지의 분위기를 담은 가챠는 좋은 선택이 되겠죠? 일본어 표현 중 ‘지역’, ‘현지’의 의미를 담은 ‘고토치(ご当地)’라는 표현을 따서 ‘고토치굿즈(ご当地グッズ)’, ‘기념품’이라는 뜻의 ‘미야게’를 써서 ‘피규어 미야게’라고 하는 관광지 가챠들. 각 지역마다 무엇이 유명한지 귀여운 장난감을 통해 공부해보는 것도 추천! 일본에서 가챠를 만나게 되면 취향에 맞는 장난감을 한번 찾아보세요!

*각 지역을 상징하는 것들을 피규어로 만든 피규어미야게(フィギュアみやげ) http://figure-miyage.com/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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