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보다 고양이가 먼저 떠오르는 일본. 한국에는 노랭이, 삼색이... 일본 고양이들은 어떤 종류가 많을까? 인기 있는 고양이 이름은? 일본과 고양이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내용 구성>
일본에서 인기 있는 고양이들
일본에는 어떤 고양이들이 많이 살고 있을까요? 일본의 펫보험 회사 아니코무손해보험(アニコム損害保険)에서 조사 발표한 「인기 고양이 종 랭킹 2020」(*)가 일본의 고양이 종류를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스코티시 폴드(スコティッシュフォールド)
귀가 접혀 있는 독특한 외모로 부드럽고 상냥한 인상으로 ‘올빼미’, ‘테디베어’ 등의 별명도 갖고 있는 스코티시 폴드. 조사 대상인 3만 7천 고양이 중 약 18%를 차지하는 고양이였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무려 12년째 1위라고 하니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고양이라고 해도 될 듯하죠?
만치칸(マンチカン; 먼치킨)
고양이이지만 강아지 종인 ‘닥스훈트’와 ‘웰시코기’를 닮았다는 북아메리카 출신의 ‘만치칸’. ‘먼치킨’이라고도 불립니다. 다리가 짧은 것이 특징. 털색이나 무늬, 장단모 여부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사람과도 친하게 지내는 성격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이야기됩니다.
아메리칸 숏헤어(アメリカン・ショートヘア)
한국의 대표 고양이인 ‘코리안 숏헤어(코숏)’와 같이 ‘저팬 숏헤어’가 있을까! 싶었지만, 일본에는 ‘아메리칸 숏헤어’들이 살고 있네요. 사실 ‘코리안 숏헤어’는 정식으로 등록된 품종이 아니라 한국에서 많이 보이는 길고양이, 믹스묘 등을 일반적으로 가리키는 이름입니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아메리칸 숏헤어가 인기 있는 묘종으로 사랑받아왔는데요. ‘아메쇼(アメショー)’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고양이 일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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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를 일본어로? -> 野良猫 / 노라네코 또는 野猫/ 노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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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묘’를 일본어로? -> ミックス猫 / 믹스묘 또는 混血猫 / 콘케츠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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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을 일본어로? -> 柄 / 가라
인기 있는 고양이 털색은 ‘茶色(챠이로; 갈색)’, ‘灰色(하이이로; 회색)’으로 각각 약 25%, 약 23% 정도로 막상막하. 모양은 ‘タビー(타비; 태비)’, 즉 ‘시마(縞)무늬(줄무늬)’가 약 26%로 선호도 1위, ‘バイカラー(바이카라; 2색)’가 약 20%로 2위, ‘タビー&ホワイト(태비&흰색)’이 약 18.5%로 3위에 올랐습니다.
*アニコム損害保険,「人気猫種ランキング2020」https://www.anicom-sompo.co.jp/special/name_cat/cat_2020/#anc02
추천 기사
일본에서 인기 있는 고양이 이름들
아니코무의 2020년 조사(*)에서는 고양이들의 인기 이름 순위도 발표했는데요. 고양이들의 이름이므로 가타카나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자 표기를 하는 이름도 물론 있습니다. 일본어도 공부할 겸 한번 살펴볼까요?
レオ(레오)
남자 고양이 이름 1위. 테즈카 오사무(手塚治虫)의 일본의 국민 애니메이션 「ジャングル大帝(정글대제)」(1965)에 대한 애정으로 5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인기 상위에 올라 있는 이름 ‘레오’. 한국 타이틀은 ‘밀림의 왕자 레오’죠? 이 기회에 다시 찾아봐도 좋을 듯합니다.
*테즈카 오사무 공식 페이지 ‘정글 대제’: https://tezukaosamu.net/jp/anime/cat1017/
モモ(모모)
여자 고양이 이름 1위, 남자 고양이 이름 6위. 부르기 쉽다는 이유도 많이들 이야기하지만,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은 소녀만화 『きみはペット(한국 타이틀: 너는 펫)』에서 펫이 되는 ‘타케시’의 펫명이 ‘모모’라는 데서 따온 이도 있다고~ ‘소중한 펫’이라는 의미로 말이죠. 참고로 만화에서 주인 역할을 맡은 ‘스미레’는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는 설정이라네요.
고양이 이름 연구가님의 해석 ‘M계의 법칙’
25년 이상 고양이 이름을 연구해온 치바시동물원의 이시다(石田)원장님은 인기 고양이 이름들에 ‘M’으로 시작되는 이름이 많은데, ‘먀~’, ‘미~’ 같은 고양이 울음 소리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고 합니다(*). 히리가나로 따지면 ‘まみむめも’ 중 한 글자로 시작되는 이름이 많다는 것인데요. モモ, マル, ムギ, マロン... 인기 이름 중 꽤 많은 이름들이 ‘M’으로 시작되기는 하네요!
*2015년 8월 28일 東洋経済新聞 ONLINE 日本人が飼い猫につけたがる「あの名前」 https://toyokeizai.net/articles/-/81997?page=2
ムギ(무기)
여자 고양이 이름 2위, 남자 고양이 이름 5위.. 무기(麦)는 ‘무기차(麦茶; 보리차)’, ‘무기와라보시(麦わら帽子; 밀짚모자)’할 때의 무기. 챠이로(갈색)와 키이로(황색) 털색에 잘 어울리고 남녀 모두에게 어울리는 이름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むぎ(猫)’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싱어송라이터도 이 이름의 순위를 올리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むぎ(猫)
(읽는 법) 무기 캇코 네코 (뜻) 무기 괄호하고 고양이
1997년 도쿄 출생. 2007년 오키나와에 이주해 2009년에 영면. 5년간 천국 생활을 하다 2014년 3월, 주인 유우사쿠 짱의 손에 의해 새로운 몸을 얻어 다시 이세상 생활을 하게 됨. 천국에서 돌아온 고양이(天国帰りのネコ)로 새로운 냥생(인생)을 만끽하며 인간 여러분을 위해 노래하고, 춤추고, 악기(주로 목관)을 연주하는 고양이 뮤지션. 작사, 작곡부터 굿즈 디자인,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직접하는 멀티 고양이로 2017년 후지 록 페스티벌에 출연한 이후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
*むぎ(猫)공식 홈페이지 ‘ABOUT ME’ 참고: https://www.mugithecat.com/about-me
한자 고양이 이름들, ‘고양님’ 이름 짓기의 새로운 경향
‘茶々丸(챠챠마루)’, ‘茶々(챠챠)’, ‘麦(무기)’, ‘空(소라; 하늘)’, ‘姫(히메; 공주)’... 이름에 한자를 쓰는 고양이들도 많습니다. 특히 최근의 고양이들의 인기 이름 랭킹을 보면, 아기 이름 인기 랭킹과 겹쳐지는 이름들이 상당히 많은데요. ‘린’, ‘메이’, ‘루나’, ‘하나’, ‘사쿠라’, ‘나나’, ‘코타로’... 2015년경부터 ‘고양이 붐’을 가리키는 ‘네코노믹스(ネコノミクス)’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고, 한국의 ‘고양이 집사’ 개념과 비슷하게 고양이를 ‘네코사마(猫様)’, 즉 ‘고양님’으로 귀하게 대접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가족, 친구, 연인과 같은 존재가 되어가는 추세가 이름 짓기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한국도 비슷한 흐름이 엿보이는 듯합니다.
*アニコム損害保険,「猫の名前ランキング2020」https://www.anicom-sompo.co.jp/special/name_cat/cat_2020/#anc02
>> 일본에서 반려묘와 생활해보고 싶다면, <WeXpats Guide의 기사>로 미리 알아두어야 할 사항을 체크해보세요. 고양이 중성화 수술에 대한 지원금 관련 정보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마네키네코와 일본 고양이 캐릭터 ‘타마’
이름과 관련해서, 일본인들이 가장 ‘고양이답다’고 생각하는, ‘고양이 대표 이름’으로 꼽히는 이름이 하나 있는데,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タマ(타마)’입니다. 일본의 국민 애니메이션인 「사자에상(サザエさん)」에 등장하는 고양이의 이름으로 유명하기도 하고, 그보다 훨씬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일본, 고양이 하면 떠오르는 ‘마네키네코(招き猫)’와도 연결이 됩니다.
마네키네코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는 도쿄도 세타가야의 절 고토쿠지(豪徳寺). 고양이에게 이끌려(招き; 마네키) 절 안으로 들어가 벼락을 피하고 스님의 말씀을 듣게 된 것을 기뻐한 이가 이를 기념해 고토쿠지 내에 「招猫殿」이라고 마네키네코를 기리는 불당을 마련했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절에 약 2000개 이상의 하얀 마네키네코가 마련되어 있어 전국의 네코즈키(猫好き)가 찾고 있습니다. 이 고토쿠지의 고양이의 이름이 ‘타마(たま)’였다고 합니다.
타마&프렌즈
1993~1994년 TBS에서 방송된 애니메이션『3초메 타마 우리 타마 보셨어요?(3丁目のタマ うちのタマ知りませんか?)』의 주인공인 ‘타마(タマ)’는 ‘타마&프렌즈(タマ&フレンズ)’라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굿즈 시리즈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2016년에는 22년 만에 신작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와 다시 조용히 팬들을 늘려가고 있는데요.
시작은 1983년. 쇼핑백에 <うちのタマ知りませんか(우리 타마 보셨어요)?>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판매되었는데요.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는다는 신선한 콘셉트가 당시의 여고생, 여대생, OL을 중심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대히트 상품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사랑해 선영아’가 생각나는 대목인데요. 이후 소학교 잡지에 연재되어 초딩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1993년에는 극장판 영화도 개봉되었습니다(*). ‘타마’라는 고양이 이름은 고양이 인형, 캐릭터의 이름으로는 아직도 건재한 듯보입니다.
*<うちのタマ知りませんか? タマ&フレンズ> 공식 홈페이지 ‘타마히스토리’ 참고 http://www.scp.co.jp/Tama/history.html
고양이(猫)가 들어간 일본어 관용 표현들
일본어에는 ‘猫’를 사용한 일본어 표현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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猫舌 / 네코지타: 뜨거운 음식을 잘 못 먹는 것, 그런 사람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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猫背 / 네코제: 한국에서 ‘거북목’, ‘구부정한 자세’라고 하는, 목이 앞으로 굽고 등이 둥글게 구부러진 자세, 또는 그런 자세를 자주 취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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猫なで声 / 네코나데코에: 고양이를 어르듯, 또는 쓰담쓰담 받았을 때의 고양이의 목소리처럼 부드럽게 누군가를 달래고 어르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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猫の額 / 네코노히타이: 고양이 이마처럼 좁은 공간, 땅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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猫ばば/ 네코바바: 고양이 똥을 이르는 말로, 고양이가 자기 똥을 잘 묻고 모른 척한다는 것에서 물건을 줍고 모른 척하는 등, 나쁜 일을 하고 모른 척하는 일에도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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猫まんま(猫飯) / 네코만마: 밥에 가쓰오부시(가다랑어 가루)와 미소시루(된장국)를 더한 것. 물론 ‘인간 집사’를 위한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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猫に鰹節 / 네코니가쓰오부시: 좋아하는 게 가까이 있어 참기 어려운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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猫の手も借りたい / 네코노테모카리타이: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 즉 누가 됐든 좀 도와줬으면 싶은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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猫も杓子も / 네코모샤쿠시모: 고양이도 밥주걱도. 유래는 분분하지만 의미는 ‘개나 소나’, 즉 ‘누구나’의 의미로 쓰임. (‘온갖 것들이 총출동’하는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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猫を被る/ 네코오카부루: 고양이를 쓰다. 본성을 감추고 얌전한 척하거나, 아는 데도 모른 척하는 것. ‘猫かぶり(네코카부리)’라는 명사로도 사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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