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규와 고베규: 일본 소고기 'A5' 등급은 무슨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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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2

‘와규’는 세계적으로도 무척 사랑받고 있습니다. 직접 맛보고 좋아하게 된 분들도 계실 텐데요. 일본의 소고기는 모두 ‘와규’라고 할까? ‘고베규’는 왜 그렇게 유명한 걸까? 일본에서 소고기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 걸까?... 궁금한 것들도 많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의 와규를 즐기기 위한 기본 지식을 와규의 종류, 와규의 등급 기준, 고베규의 유래 등을 중심으로 소개드립니다. 

<내용 소개>

◆와규(和牛)란?: 일본의 소고기는 모두 와규일까?

◆와규의 육질 등급 기준: ‘A5’란? 어떤 소고기가 고급 소고기일까?

◆고베규(神戸牛)란? 왜 유명할까?

◆고베규의 라이벌, ‘마츠사카규’와 ‘오우미규', '야마가타규(요네자와규)‘

◆정리

와규(和牛)란?: 일본의 소고기는 모두 와규일까?

일본산 소고기를 일반적으로 ‘와규’라고 하죠. ‘와(和)’는 ‘일본산’, ‘규(牛)’는 소고기이니 맞는 것도 같은데요. ‘와규’는 일본산 소고기 중 특정 품종들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걸 알고 계신가요?

와규는 크게 네 종류

일본에서는 소에게 엄격하고 적절하게 사육함을 보증하는 법률을 만들어 고품질의 와규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없는 환경에서 사육되어 향과 외관, 육질의 부드러움에서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와규는 크게 ‘일본 내에서 사육, 가공된 네 종류의 소 품종과 그 교배종’을 가리킵니다(*).

구로게 와슈(黒毛和種; Japanese Black)

‘검은털 일본종’. 일본 전국에서 사육되는 170만 두의 90% 이상이 ‘구로게 와슈’입니다. 

>>대표 브랜드: 마츠사카규(松阪牛), 요네자와규(米沢牛), 다지마규(但馬牛)[고베규(神戸牛)], 오우미규(近江牛), 마에사와규(前沢牛)

여기서 잠깐 일본어>> ‘和種’, ‘牛’

’와슈(和種)’의 ‘슈(種)’는 ‘품종’의 ‘종’에 해당하는 글자의 일본 발음입니다. ‘와슈’는 ‘일본종’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牛’는 살아 있는 소를 말할 때는 ‘우시(うし)’, 가공된 소고기를 말할 때는 ‘규(ぎゅう)’로 발음합니다. 소고기는 ‘규니쿠(牛肉; ぎゅうにく)’라고 합니다.

아카게 와슈(褐毛和種; Japanese Brown)

‘붉은털 일본종’. 털색이 황갈색~적갈색. 재래종과 외국종을 교배해 개량. 구마모토현과 고치현에서 사육됨.

>>대표 브랜드: 구마모토아카규(くまもとあか牛), 토사아카우시(土佐あかうし)

무카쿠 와슈(無角和種; Japanese Polled)

‘무각(뿔이 없는) 일본종’. 털색은 검은색. 재래종+외국종 교배해 개량. 야마구치현이 주요 산지로, 현재는 수가 감소.

>>특별히 브랜드는 없고, ‘무카쿠 와규니쿠(無角和牛肉)’로 판매됨.

니혼 탄카쿠슈(日本短角種; Japanese Shorthorn)

‘일본 단각(짧은 뿔)종’. 털색은 짙은 갈색. 도호쿠 지방 북부에서 사육되던 재래종에 외국종을 교배해 개량. 이와테현 등 도호쿠 지방과 홋카이도에서 소수 사육됨.

대표 브랜드: 이와테 단카쿠와규(いわて短角和牛), 에리모 단카쿠규(えりも短角牛)

*참조: 일본 농림수산성 <特集1 和牛(1): 和牛の種類> 

“와규”와 “(일본) 국산소”는 다르다

일본의 소고기에는 ‘와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상품명에 ‘국산(国産)’이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와규’가 아닌 경우가 있는 것인데요. ‘와규’를 맛보고 싶다면 잘 알아둬야겠습니다.

일본 국내에 유통되는 소고기는 ‘수입소’, ‘국산소’, ‘와규’로 나눠집니다. 이중 ‘수입소’란 말 그대로 외국에서 사육, 가공되어 수입된 소고기이고, ‘국산소’는 일본에서 사육, 가공된 소입니다. 단, 외국에서 수입되어 일본 국내에서 추가로 사육된 뒤 가공된 ‘외국 출신 소’도 ‘국산소’라고 표기될 수 있습니다. 이에 비에 ‘와규’는 위에 소개된 네 종류의 일본종 소와 그 교배종 중 식육을 위해 사육된 소로 한정됩니다. 

일본에서 ‘국산소’로 불리는 품종에는 ‘홀스타인종’, ‘교잡종’, ‘앵거스종’, ‘헤리퍼드종’ 등이 있습니다. 이 품종들은 ‘국산 소고기’이지만, ‘와규’는 아닌 것이죠.

일본 내에서 ‘와규’는 품질 좋은 소고기를 상징하기 때문에 거의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和’라는 글자를 상품명 등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와규의 품종 중 ‘구로게 와슈(黒毛和種)’가 유명하기 때문에 ‘구로규(黒牛)’, ‘구로게규(黒毛牛)’ 등을 상품명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털이 검은 국산소인 경우도 있으므로 와규의 구로게 와슈인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와규의 육질 등급 기준: ‘A5’란? 어떤 소고기가 고급 소고기일까?

와규를 이야기할 때 항상 따라붙는 것이 ‘A5’ 등 ‘알파벳+숫자’로 표시되는 품질 등급입니다. 와규의 가격과도 관계가 있으므로 알아두면 와규를 즐길 때 도움이 될 듯합니다.

A, B, C로 나뉘는 ‘부도마리(歩留)’ 등급

‘부도마리’는 쉽게 말해 소 한 마리당 얼마만큼 소고기를 얻을 수 있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것입니다. A, B, C 3단계로 나뉘며, A가 ‘표준보다 많이’, B는 ‘표준’, C는 ‘표준보다 적게’ 고기를 얻을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A의 경우는 쉽게 말해 고기가 풍부한 소였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1등급~5등급으로 나뉘는 ‘육질(肉質; 니쿠시츠)’ 등급

육질은 다시 ‘지방 교잡’, ‘고기의 색과 광택’, ‘고기의 밀집도 및 지방의 세밀함’, ‘지방의 색과 광택, 질’의 네 가지 기준으로 평가됩니다. 

  • ‘지방 교잡’: 쉽게 말해 소고기를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표현인 ‘마블링(Marbling)’, 일본어로 ‘시모후리(霜降り)’로, ‘고기의 근육 사이에 지방이 세밀한 망처럼 펼쳐져 있는 것’에 관한 평가입니다. 시모후리가 거의 없으면 1등급, 꽤 많으면 5등급으로 숫자가 높아질 수록 좋은 소고기로 평가됩니다.

  • ‘고기의 색과 광택’: 육안으로 평가하며, 3등급은 표준, 4등급은 꽤 좋음, 5등급은 상당히 좋음입니다.

  • ‘고기의 밀집도(締り; 시마리)’와 ‘지방의 세밀함(きめ; 키메)’: 고기의 단면을 잘랐을 때 하얀 실 같은 지방 부분(일본어로 ‘사시(サシ)’)이 가늘게 들어가 있고(きめが細かい; 키메가 코마카이), 고기의 밀집도가 높은(締まっている; 시맛테이루), 즉 지방이 섬세하고 근육과 지방 간격이 조밀한 고기를 고급 소고기로 치며 가장 높은 5등급을 부여합니다. 

  • ‘지방의 색과 광택, 질’: 지방의 색은 흰색에 가까운 것이 5등급입니다.

이 네 기준의 등급을 각각 매긴 다음, 그중 가장 낮은 등급으로 육질 등급을 결정합니다. 이렇게 따지면 ‘A5’는 고기가 상당히 풍부하고, 육질 등급의 네 가지 기준에서 전부 5등급을 받았다는 뜻이 됩니다. ‘A4’의 경우는 육질 평가 등급 중 최소 한 부분은 4등급이었다는 뜻입니다. 

*참조: 일본 농림수산성 <特集2 牛肉(1): 牛肉の格付 A5ランクって何?> 

고베규(神戸牛)란? 왜 유명할까? 

‘고베규’는 효고현 고베시에서 이름을 따온 와규 브랜드입니다. 150여 년 전, 개항 시기에 일본에 온 서양인들은 자신들의 식문화에 맞게 소고기를 찾게 되었는데, 당시 일본에는 소고기를 먹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지 않아 짐을 운반하거나 받을 가는 사역용 소를 대신 일본 각지에서 조달했습니다. 이때 ‘다지마(但馬)’라는 지금의 효고현의 한 지방에서 보낸 소가 맛이 아주 훌륭했고, 이것이 고베규의 시작이라고 이야기됩니다. 당시에는 ‘고베니쿠’, ‘고베 비프’로 불렸지만, 다른 지역의 소들이 ‘OO규’라고 불리던 터라 자연스럽게 ‘고베규’로 불리게 되었고 결국 ‘고베규’도 정식 명칭으로 등록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알 수 있듯이 고베규는 ‘다지마규(但馬牛)’, 즉 ‘효고현산 구로게 와슈’를 말합니다. 일본의 와규 중 가장 처음 ‘프리미엄 소고기’, ‘브랜드 소고기’로 인정받은 뛰어난 품질이 ‘고베규’가 유명해진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고베규는 마블링이 좋고, 피부의 온도로도 녹을 정도로 지방이 녹는 융점이 낮아 위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러한 고베규는 연간 3,000~5,000두 정도 얻어지는 다지마우시의 고기로 대부분 국내 시장에서 소비되고 해외로의 수출은 거의 없습니다(*).

고베 시내 레스토랑에서는 런치를 약 2500엔, 디너를 약 5000엔부터 즐길 수 있으니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을 찾아 즐겨보셔도 좋겠습니다. 

*참조: Kobe Beef <神戸牛の基準>

고베규의 라이벌, ‘마츠사카규’와 ‘오우미규', '야마가타규(요네자와규)'

‘마츠사카규(松阪牛)’(마츠사카우시)

일본에서는 고베규만큼이나 자주 접하는 고급 소고기로 ‘마츠사카규’가 있습니다. 사육 지역이 미에현의 마츠사카시(松阪市) 및 그 근교이기 때문에 ‘마츠사카규’라고 불리는 것으로 소의 품종명은 아닙니다. 별명은 ‘고기 예술품(肉の芸術品)’으로, 사시(근육 사이의 지방)이 아주 세밀하게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융점이 낮아 혀에서 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으로 유명합니다. 

마츠사카규는 1935년, 도쿄에서 열린 ‘전국 식용 축산 박람회’에서 명예상을 수상하면서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에 ‘마츠사카우시 개체 관리 식별 시스템에 등록된 구로게 와슈의 미경산(출산하지 않은) 암소로 마츠사카우시 생산 지역 내에서 사육 기간이 가장 오래인 동시에 최종 사육되었을 것’을 ‘마츠자카규’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2017년도 시점으로 연간 약 7,400두가 출하되고 있습니다.

‘마츠사카규’, ‘마츠사카우시’ 모두 정식 상표로 등록되어 있지만, ‘마츠자카(まつざか)’, 즉 ‘사’를 ‘자’로 읽는 것은 잘못입니다. 

*참조: 松阪牛協議会 <よくある質問>

고베규, 마츠사카규와 함께 일본 3대 와규로 꼽히는 ‘오우미규(近江牛)’(오우미우시)

고베규, 마츠사카규와 함께 ‘일본 3대 와규’로 꼽히는 ‘오우미규’는 2005년에 ‘풍부한 자연환경과 물을 갖춘 시가현 내에서 가장 오래 사육된 구로게 와슈’라고 정의되었습니다. 역시 마블링이 훌륭하고 입에서 잘 녹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재의 히코네시를 중심으로 한 시가현에 해당하는 히코네번은 소고기를 먹는 것이 금지되었던 에도시대에 유일하게 소고기 생산을 허락받아 소고기 된장 절임 등을 약용으로 쇼군에게 진상했다고 합니다. 이런 점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 소’라고도 불립니다. 연간 약 7,000두가 ‘오우미규’로 시장에 출하됩니다(*).

*참조: 2018년 1월 4일 滋賀県庁 <日本最古のブランド牛 近江牛> https://www.pref.shiga.lg.jp/kensei/koho/kohoshi/18203.html

‘오우미규’를 대신해 일본 3대 와규로 불리기도 하는 ‘야마가타규(山形牛)’[또는 야마가타규 중 ‘요네자와규(米沢牛)’]

'야마가타현내에서 가장 오래 사육되고 최종 사육지가 야마가타현 내인 출산 경험이 없는 구로게 와슈'로, '육질 3등급 이상'인 경우를 '총칭 야마가타규(総称 山形牛)'라고 합니다. 

야마가타규 중 유명한 것이 '요네자와시'를 중심으로 한 3시 5초(米沢市、南陽市、長井市、

高畠町、川西町、飯豊町、白鷹町、小国町)에서 사육되고 품질에 있어 일정 기준을 만족시킨 '요네자와규(米沢牛)'입니다(*).

*참조: 2020년 3월 28일 <米沢牛> http://www.yonezawagyu.jp/03.html

정리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에서 ‘와규’라고 불리는 기준이 되는 네 가지 품종의 소, ‘와규’와 ‘국산소’의 차이, 와규의 가격을 결정하는 육질 등급 기준, 고베규가 유명한 이유와 고베규의 라이벌인 마츠사카규와 오우미규, 야마가타규(요네자와규)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일본에서는 마블링과 낮은 융점으로 이야기되는 입에서 사르르 녹는 지방질이 풍부한 소고기를 고급 소고기로 평가하고 즐기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방이 많은 소고기를 굳이 좋아하지 않는다거나, 적당히 씹히는 맛을 추구한다거나 한다면, 위의 기본 지식을 참고로 다양한 소고기를 맛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소고기를 직접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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