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사에 가면 '이것'이 있다: 낯선 일본 문화와 친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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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9

일본 여행 때 자주 마주치는 신사(神社). 유명한 관광지인 신사에 가면 여러 가지 볼거리들이 많아 보이는데… 알고 보면 더 재미있겠죠? 외국인 여행자의 눈에 자주 들어오는 일본 신사의 문화와 아이템들을 소개합니다. 

<내용 구성>

◆미코/오미코(巫女)

◆오미쿠지(おみくじ)

◆오마모리(お守り)

◆에마(絵馬)와 센바즈루(千羽鶴)

미코/오미코(巫女)

흰색 저고리에 빨간 치마를 입고 부적 같은 것을 파는 곳에 앉아 있는 젊은 여성들. 뭘 하는 사람들일까? 누구나 처음에는 궁금해하는데요. 한자로는 ‘巫女(무녀)’라고 쓰고 일본어로는 ‘미코’, ‘오미코’, ‘오미코상’이라고 하는 이들인 신사의 여러 행사를 담당하는 신쇼쿠(神職)를 돕는 신사의 여성 직원들입니다. ‘카구라(神楽)’라고 하는 신에게 바치는 음악과 춤을 직접 실연하기도 하죠. 

‘무녀’라는 한자를 보면, 신도(神道) 문화가 자리잡지 않은 한국에서 자란 한국인들은 ‘샤먼’, ‘무당’ 등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실제로 현대 일본에서는 특별한 자격을 갖추지 않아도 심신이 건강한 여성이라면 일할 수 있습니다. 단, 정규직 미코라고 할 수 있는 ‘혼슈쿠미코(本職巫女)’의 경우, 대규모 신사 외에는 구인 자체가 별로 없는 데다, 신쇼쿠의 딸이나 가까운 지인 등 신사와 인연이 있는 이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아 그리 구인이 많지는 않다고 합니다. 정년이 20대 후반 정도로 무척 빨라서 대학 졸업 후 몇 년간 일한 뒤에는 옷 색도 달라지고 하는 일도 미코와는 조금 달라진다고 합니다. 

하쓰모데(初詣)와 미코바이토(巫女バイト)

일본 신사의 최대 성수기 중 하나는 ‘쇼가츠(正月)’, 즉 정월의 하쓰모데(初詣; 새해에 처음으로 신사를 찾는 것을 가리키는 말) 때인데요. 이때는 많은 신사들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로 미코들을 채용합니다. 신사에서는 ‘죠킨(助勤; 보조근무)’이라고 불립니다.

대략 일주일~열흘 정도 신사의 여러 가지 일을 돕게 되는 미코바이토상들. 대학생은 물론 고등학생도 가능! 가장 눈에 띄는 건 복장~ 일본 전통 의상인 ‘와후쿠(和服)’의 기본 용어들도 배울 겸, 미코상들이 입는 옷들의 명칭을 알아볼까요?

  • 하쿠에(白衣): 상의. 와후쿠에서 상의로 입는 코소데(小袖)를 흰색으로 입음.

  • 히바카마(緋袴): 하의. 역시 와후쿠에서 일반적인 ‘하카마(袴)’를 붉은색으로 입음. 히(緋)는 색 이름으로 ‘진홍’, ‘다홍’에 해당. 메이지시대 이전에는 치마바지 형태였으나, 메이지시대 이후 여학생들이 막힘 없는 치마 형태의 하카마를 입으면서 바이토미코상들도 치마 형태를 많이 입게 됨. 단, 춤 등 의례를 전문으로 할 때는 전통적인 치마바지 형태가 더 좋다고.

  • 치하야(千早): 카구라 등의 가무 의식을 행할 때 걸치는 ‘하오리(羽織; 두루마기 형태)’. 미코바이토는 입지 못하고 혼쇼쿠미코(신사 소속 미코)만이 입도록 하기도 함.

곁들인 지식: 카구라자카(神楽坂)

무녀들의 가무인 ‘카구라(神楽)’를 담고 있는 도쿄도 신주쿠구의 카구라자카. ‘아나하치만구(穴八幡宮)’라는 신사에서 거행되는 ‘카구라’의 소리가 이 언덕 지역(坂; 자카)까지 들려왔다는 데서 지명이 유래했다고 합니다. 다이쇼시대(大正時代), 특히 관동대지진 이후에는 ‘야마노테긴자(山の手銀座)’라고 불릴 정도로 상점가 등이 활성화되었다고 합니다. 와세다대학에서 멀지 않고, 호세대학, 도쿄이과대학과 가깝습니다. 프랑스 관련 레스토랑, 양과점과 와가시, 일식 음식점들이 조화를 이룬 곳입니다. 여름에는 ‘카구라자카마츠리’라고 하는 ‘아와오도리(阿波踊り)’가 펼쳐저 근사하고 역동적인 가무 행렬을 볼 수 있습니다.

오미쿠지(おみくじ)

처음 보는 미코상들에게 100엔, 300엔 정도를 내면 길흉을 점치는 ‘오미쿠지’를 해볼 수 있습니다. ‘미쿠지(神籤)’라고도 하죠. 

미쿠지를 뽑는 것을 ‘쿠지비키(籤引き)’, ‘쿠지오 히쿠(くじを引く)’라고 합니다. 동전을 내면 미코상이 얇고 긴 대나무 막대들이 들어 있는 원통 또는 각진 통 등을 흔들어, 작은 구멍에서 막대를 하나 꺼냅니다. 이 막대에는 번호가 적혀 있어 그 번호에 해당하는 미쿠지 종이를 받게 됩니다. 간혹 직접 미쿠지 종이를 뽑는 등의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미쿠지에는 뭐가 쓰여 있을까?

미쿠지에는 ‘第一番(제1번)’과 같이, 1) 자신이 뽑은 미쿠지 번호, 2)‘大吉(대길)’, ’吉(길)’ 등의 ‘길흉(吉凶; 킷쿄)’의 종류, 3) 운세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 4) 운세와 관련된 한시, 와카(和歌), 5) ‘恋愛(연애)’, ‘旅行(여행)’ 등의 생활 지침 등이 적혀 있습니다. 

가장 궁금해하고 재미있어하는 2) 길흉의 경우, 신사에 따라 ‘大吉・吉・中吉・小吉・凶’으로 심플하게 나누기도 하고, ‘大吉・吉・中吉・小吉・半吉・末吉・末小吉・平・凶・小凶・半凶・末凶・大凶’와 같이 섬세하게 나누기도 합니다. 

나뭇가지에 미쿠지를 묶는 ‘무스비츠케(結び付け)’

열어본 미쿠지를 신사 경내의 나뭇가지에 묶어둔 모습. 사진을 찍게 되는 풍경이죠. 여행으로 찾은 신사에서 해본 ‘미쿠지’는 집에 가져가고 싶은데, 일본인들은 전부 묶는 것 같고… 가져가면 안 되나? 고민이 됩니다. 물론 가져가도 좋습니다. 단, 일본인들에게는 미쿠지를 묶는 것이 신과 ‘인연을 맺는다(縁を結ぶ)’는 뜻으로 해석되어 ‘무스비츠케(結び付け)’, 즉 묶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흉(凶)’이 나온 경우는 자신이 쓰는 손과 반대 손(오른손잡이라면 왼손)으로 묶으면, 어려운 행위를 실천에 옮긴 ‘수행’의 효과를 내서 ‘흉’이 ‘길’이 된다, 그렇게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쿠지를 주렁주렁 매단 나무가 성장에 방해를 받을 수 있어 따로 미쿠지를 묶는 묶음판을 마련해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미쿠지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오미쿠지 해석, 이렇게 해야 제대로! 일본 길흉 제비 즐기기>기사에서 읽어보세요!

오마모리(お守り)

 미코상들이 있는 기념품샵 같은 곳에는 작은 향낭 주머니 같은 것들을 여러 개 늘어놓고 판매합니다. 난 종교가 있는데… 부적 같은 건가? 귀여운데 사도 괜찮을까? 고민이 됩니다. 

오마모리(お守り)는 ‘지켜준다’는 뜻의 ‘守る(마모루)’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나쁜 기운은 물리쳐주고 좋은 기운, 행운은 많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물품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한국의 부적처럼 강한 효험이나 영험함을 기대하고 사거나 선물하는 게 아니라, '네잎클로버'를 찾아 지니고 선물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대하는 모습인데요. 이를 잘 표현하는 말이 '엔기(縁起)가 좋다'는 말인데요. '행운을 가져다준다'로 번역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가까이 하면 운이 좋은 것들을 '엔기모노(縁起物)'라고 하고, 오마모리는 대표적인 엔기모노입니다.

오마모리 안엔 뭐가 들었을까?

생긴 건 꼭 향낭 같은데…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일반적으로 오마모리 안은 열어보지 않지만, 그래서 더욱 궁금하죠. 안에는 신사 이름 등이 적힌 종이, 나무판, 천, 금속 등이 들어 있습니다. 

곁들인 지식: 고슈인(御朱印)

신사를 열심히 관찰하다보면 눈에 들어오는 풍경. 미코상, 남자 직원인 ‘구지상(宮司さん)’을 비롯해 신사의 직원들이 가느다란 붓을 들고 뭔가를 적어주는데요. 막연히 부적 비슷한 건가? 또 생각하게 되는데, 수첩 같은 것을 들고 가서 받아 다시 수첩을 들고 나옵니다. 수첩형 부적일까요?

신사의 이름과 방문한 날짜 등을 먹을 뭇힌 붓으로 정성스럽게 써주는 ‘고슈인(御朱印)’. 기본적으로 검은 글씨와 붉은 도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신사에 따라 꽃이나 달 등 예쁜 그림이 더해지기도 합니다.

신사를 찾는 것이 편안하고 일상적인 문화인 일본에서는 ‘고슈인쵸(御朱印帳)’라고 하는 전용 수첩을 사서 자신이 방문한 신사들의 고슈인을 ‘모으는’ 이들이 많은데요. 한때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 ‘고슈인걸(御朱印ガール)’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에마(絵馬)와 센바즈루(千羽鶴)

소원을 적는 나무판, 에마(絵馬)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진 신사 풍경. 신사 한곳에 걸어놓은 나무 조각들의 이름이 궁금하신 분들이 혹시 있을까요? ‘그림 말’이라고 하는 ‘에마(絵馬)’입니다. 기원의 뜻을 담아, 또는 기원한 일이 이루어진 데 대한 감사 등으로 신사에 바치는 그림이 그려진 나무판이죠. 혹시 에마를 적어보고 싶다면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면에 소망하는 일을 적으세요. 비에 지워지지 않도록 유성펜을 사용해야겠죠? 신사에 있는 펜으로 사용해도 ok! 이름도 같이 적습니다. 에마도 오미쿠지처럼 집으로 가져오고 싶다면 ok~ 물론 일본인들은 오미쿠지와 같은 마음으로 에마도 신사 경내의 에마 거는 곳에 걸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원을 적고 가져와버리면 신에게 접수되지 않을 수 있으니 말이죠. 

일본에서는 신이 말을 타고 사람의 바람을 들어주러 온다고 믿어 ‘말(馬)’이라는 말을 붙였다고 합니다. 루돌프를 타고 오는 산타클로스와도 조금 비슷하죠?

길함을 레벨업! 천 마리 종이학, 센바즈루(千羽鶴)

에마 옆에는 종이학을 주렁주렁 세로로 길게 엮은 것이 함께 걸려 있기도 합니다. ‘센바즈루(千羽鶴)'라고 하는 것으로, '천 마리 학'이라는 뜻입니다. '길조'인 학을 천 마리, 즉 다수를 엮어 '길함'을 더욱 레벨업~! '천(千)'은 한국에서처럼 '다수'를 상징하므로 딱 천 마리가 아니라 많은 정도의 숫자면 괜찮다고 합니다.

신이 타고 내려오는 말 옆에는 하늘로 날아가는 천 마리 종이학이~ 잘 몰라서 낯설었던 일본 신사의 구석구석, 이제 ‘감성’으로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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