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은 일본의 건축에도 관심이 많은 듯합니다. 일본의 저명한 건축가들과 도쿄 스카이트리, 경기장, 미술관 등 세부까지 꼼꼼히 신경 쓴 건축물들은 외국에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외관뿐 아니라 안전성 및 기술에 신경 쓴 일본만의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돋보이는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세계적인 건축상인 프리츠커(Pritzker)상을 수상한 일본인 건축가부터 장래가 기대되는 젊은 일본 건축가들까지 정리해 소개합니다. 건축에 관심이 있다면 일본 여행을 할 때도 참고해보세요.
<내용 소개>
◆세계적인 건축상, 프리츠커(Pritzker)상을 수상한 일본의 건축가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건축가와 대표작
마에카와 구니오 / 前川國男(まえかわくにお) / 1905~1986
제2차 세계대전 후의 일본 건축업계를 리드한 마에카와 구니오. 세계유산인 국립서양미술관(国立西洋美術館)을 설계한 르・코르뷔지에의 제자입니다. 일본 국내에서도 일본건축상 및 일본예술원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한, 일본 건축계의 거장으로 이야기됩니다.
대표작: 도쿄문화회관(東京文化会館) / 1961
도쿄도 다이토구 우에노공원에 있는 홀로 1961년에 완공, 개관했습니다. 같은 해에 일본건축학회상을 수상했습니다. 수용인원은 3000여 명 정도로, 오페라, 발레, 클래식 콘서트 등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JR 우에노역 공원 출구로 나가자마자 보입니다.
단게 겐조 / 丹下健三(たんげけんぞう) / 1913~2005
일본에서는 ‘세계의 단게(世界のダンゲ)’라고 불리는 단게 겐조는 일본인 건축가로서는 가장 먼저 해외에서 활약한 건축가라고 이야기됩니다.
대표작: 국립 요요기경기장(国立代々木競技場) / 1964
단게 겐조가 1964년에 도쿄올림픽을 위해 설계한 국립요요기경기장의 제1체육관・제2체육관은 그의 대표작으로도 꼽힙니다. 기둥 없는 대형 공간, 단게 건축의 상징으로, 케이블로 지탱한 ‘츠리 지붕(つり屋根)’, 상공에서 보았을 때 뱀의 형상을 한 것 등으로 유명하며, 2021년에는 ‘중요문화재(건조물)로 지정되었습니다.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건축물 중 현재까지 ‘최연소’라는 타이틀도 달게 되었습니다.
구마 겐고 / 隈研吾(くまけんご) / 1954~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 2020년에는 자신의 출신교인 도쿄대학의 특별 교수로 취임했습니다. 그 밖에도 대학 강사로 학생들을 지도하며 활발하게 설계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대표작: 국립경기장(国立競技場) / 2019
앞선 1964년 도쿄올림픽의 요요기경기장(요요기 체육관)을 보고 건축가를 꿈꿨다는 구마 겐고 씨인만큼, 2020년 도쿄 올림픽의 메인 스타디움인 신(新)국립경기장을 맡은 기분이 남달랐을 듯합니다. 주변의 메이지진구가이엔(明治神宮外苑)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자연으로 열린 일본다운 스타디움’을 제안, 최대 높이를 비교적 낮게 설정해 수평 라인을 강조한 목재 집합 구조로 완성했습니다. 사용한 목재는 일본의 47개 도도부현에서 모은 삼나무와 소나무. 지붕 아래의 3층 덮개는 법륭사 오층탑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합니다.
올림픽에 발맞춰 도쿄 야마노테선에 신설된 ‘다카나와게이트웨이(高輪ゲートウェイ駅)역’(2020)도 구마 겐고가 설계를 맞았습니다. 천정의 목재와 종이 느낌의 프레임은 창호지를 바른 문인 장지(障子)에서 착상을 얻었다고 합니다.
추천 기사
세계적인 건축상, 프리츠커(Pritzker)상을 수상한 일본의 건축가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권위 있는 프리츠커상. 미국 호텔 체인 ‘하얏트’의 오너인 하얏트재단(프리츠커 가문)에서 건축가에게 주는 상입니다.
마키 후미히코 / 槇文彦(まきふみひこ) / 1928~
1993년, 일본인으로서는 가장 먼저 프리츠커상을 수상했습니다. 미국 크랜브룩 미술아카데미와 하버드대학 디자인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대표작: 마쿠하리 메세(幕張メッセ) / 1989
1989년 지바현 마쿠하리 신도심에 세워진 일본 최대급의 컨벤션센터로, 같은 해에 도쿄 모터쇼가 개최되어 15개국, 약 190만 명이 방문했습니다. 지바현 보소 반도 산들의 능선을 모티프로 한 국제전시장 1-8홀, 지바현의 소토보・우치보(外房・内房) 파도를 섞은 이미지의 지붕이 특징인 국제전시장 9-11홀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안도 다다오 / 安藤忠雄(あんどうただお) / 1941~
도쿄대학 특별 영예 교수인 안도 다다오는 1995년에 프리츠커상을 수상했습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일본 건축가 중 한 사람으로, 일본 뿐 아니라 해외에도 작품을 많이 짓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세계를 방랑했던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대표작으로는 ‘오모테산도 힐즈(表参道ヒルズ)’(2006)와 ‘상하이 폴리 대극장(上海保利大劇場; Shanghai Poly Grand Theatre)’(2019) 등이 있습니다.
반 시게루 / 坂茂(ばんしげる) / 1957~
2014년에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일본건축가협회 회장으로도 유명한 건축가입니다. 2017년에는 일본인 최초로 ‘마더 테레사 사회 정의상(Mother Teresa Memorial Award for Social Justice)’을 수상해 일본의 영어 교과서에도 수록되었습니다. 그는 1995년 효고현 남부 지진(한신・아와지 대지진) 때 건축 부문의 자선 단체인 ‘자선 건축가 네트워크(Voluntary Architects' Network; VAN)’를 설립, 세계 각지의 피해지에서 저비용 가설 주택 및 교회의 가설 집회소를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동일본 대지진, 구마모토 대지진 때는 피난한 이들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기 위한 종이, 천으로 된 구획 시스템을 제공했습니다.
대표작: “종이의 대성당”, 뉴질랜드 크라이스트 대성당 가설 성당 / 2011
2011년 2월 캔터베리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 대성당의 가설 성당입니다. 현지에서 조달 가능한 지관과 컨테이너로 삼각형의 단면을 만들어 ‘종이의 대성당’이라는 별칭으로 불립니다. 십자가와 제단도 종이로 만들어졌다고. 700명을 수용 가능하고 이벤트와 콘서트로 사용될 것도 고려되었습니다.
일본건축대상을 수상한 일본 건축가와 수상작
‘일본건축대상(日本建築大賞)’은 ‘공익사단법인 일본건축가협회’가 일본 국내에서 특히 우수한 건축 작품에 수여하는 상입니다. 수상작은 공모된 작품 중 건축가를 중심으로 한 심사위원회에서 선정합니다. 대표적으로 두 명의 건축가를 소개합니다.
가메이 다다오 / 亀井忠夫(かめいただお) / 1955~
수상작: 도쿄스카이트리(東京スカイツリー) / 2012
유명하지만 건축가 이름은 알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는 ‘도쿄스카이트리’. 도쿄스카이트리를 설계해 2013년에 일본건축대상을 수상한 건축가는 ‘가메이 다다오’입니다.
스카이트리 외에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さいたまスーパーアリーナ)’ 등 대규모 건축물 설계로 유명합니다.
야마나시 도모히코 / 山梨知彦(やまなしともひこ) / 1960~
수상작: 호키미술관(ホキ美術館) / 2010
2010년에 설계한 호키미술관으로 같은해 일본건축대상을 수상한 야마나시 도모히코. 호키미술관은 일본 최초의 사실화 전문미술관으로 지바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자연광을 끌어들여 숲속을 산책하면서 전시를 관람하는 느낌이 들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
야마나시 도모히코는 그 밖에도 JIA신인상, 일본건축학회상 등 다양한 수상력을 갖고 있습니다. 2008년에는 저서를 출판하는 한편, 건축에 관한 칼럼으로도 유명합니다.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일본의 젊은 건축가들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일본 젊은 건축가들 중 ‘오니시 마키+햐쿠다 유키 o+h(大西麻貴+百田有希 o+h)’라는 2인조 유닛을 꼽을 수 있습니다. 2008년부터 유닛으로 활동하며 건축 설계를 중심으로 설치 미술 및 마을 조성까지 다양한 활동으로 많은 상을 수상하고 있습니다. 두 건축가의 경력과 활동 내용을 소개합니다.
햐쿠다 유키 / 百田有希(ひゃくだゆうき) / 1982~
2006년에 교토대학 공학부 건축과를 졸업하고 2017년부터 요코하마 국립대학 비상근 강사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2010년, ‘SUS 알루미늄 건축 30세 이하 건축가에 의한 지명설계경기 최우수상(SUS アルミ建築30歳以下の建築家による指名設計競技 最優秀賞)’을 수상하며 유망 건축가로 떠올랐습니다. 2019년에는 ‘일본건축학회 작품 선장・신인상(日本建築学会作品選奨・新人賞)’을 수상했습니다.
오니시 마키 / 大西麻貴(おおにしまき) / 1983~
햐쿠다 유키와 함께 2006년 교토대학 공학부 건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재학중부터 다수의 상을 수상했고, 2013년부터 교토 세이카 대학 객원 교수, 나고야 예술대학 특별 객원 교수 등에 임명받았습니다. 요코하마국립대학, 호세대학 비상근 강사로 활동하면서 유닛 활동을 통해 작품을 소개, 건축의 매력을 전하고 있습니다.
o+h의 대표작 1. 이중나선의 집(二重螺旋の家; Double Helix House) / 2011
도쿄 다이토구 야나카의 작은 주택입니다. 야나카는 신사와 절이 많고 지금도 오래된 목조가옥이 많이 남아 있고, 좁은 골목과 갤러리 등의 풍경도 매력적인 곳. 기존 공간의 네트워크에 참가한다는 발상으로 골목이 말려 들어오는 구조의 특징적인 주택을 설계했습니다.
*참고: o+h의 웹사이트: http://www.onishihyakuda.com/double-helix-house
o+h의 대표작 2. 히가시마쓰시마 어린이 모두의 집(東松島 こどものみんなの家; Home for All for Children in Higashimatsushima) / 2013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 지역, 600세대가 살고 있던 곳의 가설 주택 단지 안에 만들어진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 모임 공간으로, 이토 도요(伊東豊雄) 건축설계사무소와의 협력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커다란 호리고타츠(바닥에 판 고타츠)를 중심으로 모일 수 있는 ‘테이블의 집’, 흙바닥 공간에 땔나무 스토브가 있는 ‘따뜻한 집’, 자동차 바퀴가 달려 여러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이야기와 연극의 집’의 3개 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설건물로 지어졌기에 2017년에 해체되었지만, 설계도와 완성된 사진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공간입니다.
*참고: o+h의 웹사이트: http://www.onishihyakuda.com/home-for-all-for-children-in-higashimatushima
정리
일본의 건축가들은 매력적인 디자인 외에도 재해에 대비한 강도, 세부까지 꼼꼼히 신경 쓰는 기술자들이기도 합니다. 전통 기술을 접목시키고, 사회 공헌을 염두에 둔 건축물들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일본의 건축가들. 그들의 작품들을 가까이 만나볼 수 있는 것도 일본 여행, 일본 생활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관련 기사>
아오모리의 현대 건축 -> 아오모리에 가면 일본 건축과 현대 미술이 있다
가나자와의 현대 건축 -> 가나자와에 가면 아름다운 도서관과 일본 건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