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공부를 깊이 있게! 일본 만화・애니메이션・소설 속 ‘역할어(役割語)’를 알아보자!

WeXpats
2021/02/01

일본의 한 대학에서 도서관 대출 순위 1위를 차지했던 책의 제목은 ‘버추얼 일본어 역할어의 수수께끼(ヴァーチャル日本語役割語の謎)’였습니다. <역할어 연구의 전개(役割語研究の展開)>, <역할어 소사전(「役割語」小辞典 )>도 10위 안에 함께 랭크되어 있네요. 처음 들어보는 ‘역할어’, 그것이 무엇이기에 일본 대학생들이 관심을 갖는 것일까요?

<내용 구성>

◆ 역할어(役割語)란?

◆ 「역할어」란 무엇인가(긴수이 사토시 교수의 논문)

◆ 역할어에 관계된 참고문헌

◆ 일본어, 번역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에게도 중요한 ‘역할어’

역할어(役割語)란?

'役割語(야쿠와리고; 역할어)'란, 화자의 특정 인물상(연령・성별・직업・계층・시대・용모・풍모・성격 등)을 상기시키는 특정한 언어 사용을 말합니다. 픽션(만들어낸 이야기)에서 인물이 하는 말(대사)을 '스테레오 타입(고정관념)'을 바탕으로 만들어내는 것을 말하는데요. 일본어학자이자 오사카대학대학원 문학연구과 교수인 긴수이 사토시(金水 敏) 제창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한 번쯤 들어봤을 ‘남자말’, ‘여자말’도 이 ‘역할어’에 속한다는~ 긴수이 사토시 교수님의 논문을 번역해 소개하면서 ‘역할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봅니다.

「역할어」란 무엇인가(긴수이 사토시 교수의 논문)

*논문 원문 출처: 일본국제교류기금(JAPAN FOUNDATION) 日本語教育通信 日本語・日本語教育を研究する 第41回 https://www.jpf.go.jp/j/project/japanese/teach/tsushin/reserch/201302.html

1. 퀴즈 2문제

갑작스럽지만 퀴즈를 두 문제 내겠습니다. 먼저 다음의 문장을 봐주세요.

a.おお、そうじゃ、わしが知っておるんじゃ

b.あら、そうよ、わたくしが知っておりますわ。

c.うん、そうだよ、ぼくが知ってるよ

d.んだ、んだ、おら知ってるだ。

e.そやそや、わしが知ってまっせー

f.うむ、さよう、せっしゃが存じておりまする。

같은 내용을 전달하고 있지만, 일본어에는 이렇게 다양한 표현이 있다는 것에 우선 놀라게 됩니다. 그럼 각각의 문장을 말한 화자는 어떤 사람인지, 아래 리스트에서 골라주세요.

1 関西人(간사이 사람) 2 老人(노인) 3 男の子(남자) 4 武士(무사) 5 田舎の人(시골 사람) 6 お嬢様(숙녀)

두 번째 문제입니다. 아래 그림을 봐주세요.

a~e의 인물이 말한다면, 아래 중 어떤 문장일까요? 내용은 모두 같습니다. 

1.おれは、この町が大好きだぜ。

2.あたしは、この町が大好きなのよ。

3.わしは、この町が大好きなんじゃ。

4.ぼくは、この町が大好きさ。

5.わたくしは、この町が大好きですわ。

퀴즈는 여기까지입니다. 답은 이 기사의 마지막을 봐주세요.

2. 역할어란 무엇인가

위의 퀴즈를 통해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떤 말하기 방식과, 그것을 말하는 사람의 인물상이 깊이 관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말하기 방식에는 자신을 가리킬 때의 「おれ(오레)」라든지 「ぼく(보쿠)」라든지 「あたし(아타시)」라든지 하는 어휘의 선택, 「知ってる(싯테루)」라든지 「知っとる(싯토루)」라든지 하는 문법 형식의 문제, 목소리를 내는 방식이나 템포 등 음성에 관한 특징이 포함됩니다. 

인물상이란, 화자의 성별, 세대, 직업・사회적 역할의 종류, 말하는 시대의 차이, 그 밖의 사람에 관한 여러 유형을 가리킵니다. 때로는 외계인이나 개・고양이(「ちがうワン(치가우왕)」「そうだニャー(소우다냐~)」 등)과 같이 인간 이외의 화자도 포함됩니다. 캐릭터라고 하는 말로 표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말투 들으면, 그것을 말하고 있는 인물상이 머릿속에 떠오를 때, 또는 어떤 인물상을 지정받으면, 그 사람이 말할 것 같은 말하기 방식이 떠오를 때, 이 말하기 방식을 가르켜 「役割語(야쿠와리고; 역할어)」라고 부르기로 하겠습니다. 

역할어의 중요한 특징으로 「현실 세계에서는 사용되지 않을지도 모르는 말하기 방식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도권에 사는 노인은 먼저 「わしは知っておるんじゃ(와시와 싯테오룬쟈)」와 같은 〈老人語(노인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앞에 들었던 외계인 및 동물의 말하기 방식도, 물론 현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3. 역할어는 왜 생기는가

사람은, 가족이나 친구 등 친한 사람의 경우에는 평소부터 잘 관찰하고, 그 사람만의 성격을 세세하게 느끼는 것이 가능하지만,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 만나도 그 장소에서일 뿐 곧 헤어질 것 같은 사람은, 그 사람의 성별, 연령, 직업의 종류, 외모 등에 의해 「이 사람은 분명 이런 사람일 거야」하고 확신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인물상에 의해 성격이나 능력 등을 확신할 수 있을 거라 믿는 것을 「스테레오 타입」이라고 합니다. 스테레오 타입을 만드는 기능은 인간의 마음에 본래 마련되어 있는 경향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역할어는 말에 있어서의 스테레오 타입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즉 현실의 말하기 방식을 곰곰히 관찰하지 않고, 「이 사람이라면 분명 이런 식으로 말하겠지」하고 미리 확신해버리는 것입니다. 

역할어에는 만들어진 뒤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해가는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老人語(노인어)〉가 만들어진 것은 250년 이전의 에도시대라고 알고 있습니다. 반면, 젊은 여성의 말하기 방식의 표현은 100년 전과 지금 상당히 달라진 면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조금 상세히 설명하겠습니다.

4. 역할어는 왜 성립되는가

역할어가 힘을 발휘하는 것은, 그림책,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옛날이야기, 소설 등의 “픽션”(만들어낸 이야기) 세계에서입니다. 왜냐하면 먼저 공통 이해가 진행되어 있는 역할어를 사용함으로써 화자의 인물상을 순간적으로 읽고 있는(보고 있는) 사람에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고 ㅏ같은 예를 봐주세요. 어떤 소설에서 대사 부분만을 발췌해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말하고 있는지 아시겠나요. 

A「彼女かもね」

B「どっちでもさ」「そしたら、僕たちのやることが一つ少なくなる!」

A「そうね。でも、いずれにしても本物のロケットの行方は追わなくちゃならないわ。そうでしょう?」「ちゃんと破壊されているかどうかを、確かめるのよ」

B「それで、分霊箱を手に入れたら、いったいどうやって破壊するのかなぁ?」

A「あのね」「私、そのことをずっと調べていたの」

C「どうやるの?」「図書室には分霊箱に関する本なんてない、と思ってたけど?」

이 예는 A가 여성, B가 남성인 것은 분명하죠. C는 조금 애매하지만 A에 비하면 여성성이 약하게 느껴집니다. 사실 이것은『ハリー・ポッター(해리포터)』의 한 부분으로, A가 헤르미온느(여), B가 론(남), C가 해리(남)입니다* (J. K. ローリング(著)・松岡佑子(訳)『ハリー・ポッターと死の秘宝』上巻、静山社、2008、146頁). 이와 같이, 역할어는 대사를 말한 사람의 차이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참고로 영어 원문도 소개합니다. 일본어에 비하면 말하는 사람의 단서가 상당히 약한 것을 알 수 있네요(영어에도 역할어라고 불리는 것은 존재하지만, 이러한 문맥에서는 별로 발휘되지 않습니다).

‘Or she,’ interposed Hermione.

‘Whichever,’ said Ron, ‘it’d be one less for us to do!’

‘Yes, but we’re still going to have to try and trace the real Rocket, aren’t we?’ said Hermione. ‘To find out whether or not it’s destroyed.’

‘And one we get hold of it, how do you destroy a Horcrux?’ asked Ron.

‘Well,’ said Hermione, ‘I’ve been researching that.’

‘How?’ asked Harry. ‘I didn’t think there were any books on Horcruxes in the library?’

(J. K. Rowling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Bloomsbury Publishing, London, 2007, p. 88)

5. 남자말, 여자말(男ことば・女ことば)

『해리 포터』에서도 활용되었던 〈男ことば(남자말)〉〈女ことば(여자말)〉에 대해 조금 상세히 설명하고 싶습니다. 여기서는 폭넓게, 「남자 같이 들리는 말하기 방식(男っぽく聞こえる話し方)」「여자 같이 들리는 말하기 방식(女っぽく聞こえる話し方)」이라는 시점에서 먼저 언어 사용을 정리합니다. 남자도 여자도 「わたしは~です(나는~입니다)」와 같이 공손체로 말할 때는,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보통체로 말할 때의 말하기 방식에서 차이가 쉽게 발생합니다. 먼저, 1인칭 표현을 살펴봅시다. 

남:ぼく、おれ、(自分)

여:わたし、あたし

다음으로, “단정”의 표현

남:今日は雨だ/今日は雨だよ/今日は雨だね

여:今日は雨/今日は雨よ/今日は雨ね

이들 예에서는 〈남자말〉에서「だ」를 지우면 〈여자말〉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종조사(終助詞; *문장 끝에 오는 조사로 감동ㆍ명령ㆍ의문ㆍ희망 따위의 의미를 나타냄)”의 예입니다. 

남:行くぜ/行くぞ

여:行くわ(行くわね、行くわよ)/今日は雨だわ

〈여자말〉의「わ」는, 「だ」에 붙일 수도 있습니다.「わ」를 더하면 「だ」를 지우지 않아도 여자 같이 들립니다(단, 이 「わ」는 음조가 마지막에 살짝 올라가는 「わ」입니다).

다음으로 감동사(*감탄사)의 예입니다.

남:おい/こら

여:あら/まあ

상대에게 강하게 작용하는 「おい」「こら」는 남성 전용, 놀랄 때의 말인 「あら」「まあ」는 여성 전용으로 들립니다. 역할어의〈남자말〉〈여자말〉에서는 공격적인 남성, 수동적인 여성이라는 대비가 느껴집니다.

다음은 명령형.

남:行け/行くな

여:行って/行かないで

직접적인 명령형 「行け」「行くな」와 같은 형태가 남자 같은 것에 대해, 「行って」「行かないで」와 같은 “お願い(부탁)”하는 듯한 느낌은 여자 같이 들립니다. 그 밖에 「行ってちょうだい」「行ってくださる?」와 같은 부드러운 말하기 방식은 여성 전용이라고 생각되기 쉽죠.

그 밖에도, 예를 들어「降るかしら」와 같이 의문의 말하기 방식, 「ほほほ」와 같은 웃음 소리는 여성적이다라든지, 몇 가지 특징이 남녀 언어 사용의 차이로서 제시될 수 있습니다. 「めし」「くそ」「食いてえ」 등 비어(卑語)를 사용하는지 사용하지 않는지, 와 같은 것도 성별 차에 포함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남녀 말하기 방식의 차이는, 메이지 시대의 도쿄에서 생겨났습니다. 지금도 이와 같은 분류는 픽션 작품 속에서 다수 찾아낼 수 있습니다. 특히, 외국어 작품을 번역하거나, 일본어로 더빙하거나 할 때에는, 이러한 차이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 현대의 현실 남녀의 말하기 방식을 관찰하면, 이러한 차이가 꼭 발견되지는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방의 방언에서는 물론이지만, 도쿄나 도쿄 근처의 지역에서도 그렇습니다. 현실에서는 성별 차에 의한 말하기 방식의 차이는 크게 축소되어 있다고 말해도 좋을 듯합니다. 그와 함께 만화 및 애니메이션 등에서는 〈남자말〉에 상응하는 언어 사용을 하는 여성 캐릭터(특히 젊은 여성)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6. 끝으로

여기서 이야기한 것 이외에도, 「역할어」에는 다양한 종류와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본래의 역할어의 사용법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나서(즉, 캐릭터에 의도적으로 다른 역할어를 사용하게 해서) 그 캐릭터를 부각시킨다, 와 같은 테크닉도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는 발견됩니다. 

역할어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관련된 대상으로, 영역 횡단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어교육에서도 중요한 과제로서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에 더해, 역할어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언어적 요소, 또는 역할어에 의해 그려진 인물상은, 각 외국어 및 지역에 의해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대조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역할어의 대조 연구는 수준 높은 번역에 있어서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교육・연구에 관계할 여러분이 역할어에 관심을 갖고, 그 연구에 참가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퀴즈 2문제 정답>>

퀴즈 1의 정답:a-2 b-6 c-3 d-5 e-1 f-4

퀴즈 2의 정답:a-3 b-2 c-1 d-5 e-4

역할어에 관계된 참고문헌

金水 敏(2003)『ヴァーチャル日本語 役割語の謎』岩波書店

金水 敏(編)(2007)『役割語研究の地平』くろしお出版

金水 敏(編)(2011)『役割語研究の展開』くろしお出版

※아래 사이트에, 역할어 관련 정보를 수시로 업데이트 하고 있습니다. 

SKの役割語研究室 http://skinsui.cocolog-nifty.com/sklab/

SKの役割語図書室 http://skinsui.cocolog-nifty.com/sklibrary/

일본어, 번역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에게도 중요한 ‘역할어’

조금 길지만,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논문의 전체를 번역해보았습니다. 긴수이 사토시 교수님의 말처럼, 역할어는 일본인들은 물론 일본어교육, 일본어의 외국어 번역에서도 무척 중요합니다. 일본어를 배우면서 누구나 한 번쯤 이건 남자말, 이건 여자말… 하고 분류하기도 하고, 일본의 콘텐츠를 한국어로 옮기면서 한국어로는 이러한 성별 차이를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 반영하는 것이 좋을지 반영하지 않는 것이 좋을지 고민해본 분들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일본의 현실 대화에서는 이러한 ‘남자말’, ‘여자말’이 픽션 세계에서처럼 뚜렷하지 않다는 점, ‘남자말’, ‘여자말’의 길어야 200여 년 정도 된 것이라는 점 등을 알아두고 현실 일본어, 픽션 세계 일본어를 스마트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기본 지식을 쌓고 이제 일본 만화로 일본어를 공부해볼 준비가 되셨다면 <일본어 공부 만화로~ 공부 방법, 추천 일본 만화, 어플>을 참고해 재미있게 공부를 시작해보세요!

라이터

WeXpats
생활・취업・유학에 관한 도움되는 정보부터, 일본의 딥한 매력을 소개하는 기사까지, 다채로운 기사를 전합니다.
Share button

SNS ソーシャルメディア

일본의 최신 정보를 9개 언어로 정기 업데이트합니다.

  • English
  • 한국어
  • Tiếng Việt
  • မြန်မာဘာသာစကား
  • Bahasa Indonesia
  • 中文 (繁體)
  • Español
  • Português
  • ภาษาไทย
TOP/ 일본어 배우기/ 일본어의 특징과 공부 방법/ 일본어 공부를 깊이 있게! 일본 만화・애니메이션・소설 속 ‘역할어(役割語)’를 알아보자!

당사의 웹사이트는 편의성과 품질 유지 및 향상을 목적으로 Cookie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Cookie 사용에 동의하시는 경우 「동의」 버튼을 눌러주세요.
또한, 당사 Cookie 사용에 대한 상세 내용은 여기를 참조해주세요.

Cookie 사용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