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로 일본어 공부: ‘나시(梨)’ 편 (+일본배 이름, 서양배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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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30

일본의 과일, 한국이랑 비슷하겠지~ 싶지만 독특한 품종 이름들을 들으면 관심이 갑니다. 일본에는 닉네임 짓기 기사에서 소개드렸던 감귤 품종 '데코퐁(デコポン)', 새하얀 딸기인 '유키우사기(雪うさぎ; 눈토끼)' 등 인상적인 과일 이름이 무척 많은데요. 가을을 맞아 '나시(梨)', 즉 '배'의 이름들을 소개드립니다. 

​<내용 구성>​

◆이십세기 / 二十世紀 / 니짓세이키

◆아카나시(赤梨)와 아오나시(青梨)

◆'신고' 배, '신흥' 배, ‘미소’, ‘가을달’... 일본 배 이름(품종)

◆서양배 '세이요우나시(西洋梨)'

이십세기 / 二十世紀 / 니짓세이키

처음 접하면 무척이나 인상적으로 다가올 배의 이름, ‘이십세기(20세기)’. 과일 이름치고는 무척이나 웅장한 울림을 줍니다. 어떤 이유로 이러한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요?

'이십세기'는 '아오나시(青梨)', ‘푸른배’의 대표 품종입니다. 익지 않았을 때는 초록색, 익어가면서 담록색(연녹색)~담황색이 되어갑니다.

달콤하지만 산뜻한 산미가 있어 '산뜻한' 이미지. 과육은 부드럽고 과즙이 풍부합니다. 익어가면서 산미가 조금 연해지니 취향에 따라 그 맛을 즐기면 좋겠습니다.

일본 배 ‘이십세기’의 역사

이름은 20세기이지만 역사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888년(메이지 21년)에 치바현의 마츠도시(松戸市)에서 발견된 품종입니다. 당시 13세였던 마츠도 카쿠노스케(松戸覚之助)가 친척집에서 발견한 묘목을 양도받아 자신의 집에 있는 배밭에서 키운 뒤 10년 뒤에 열매를 맺은 것이 그 시작입니다. 병충해에 약해 열매를 잘 맺지 못하던 것을 10년 동안 키워낸 소년의 노력에 의해 세상에 나온 배인 것이죠.

정말 맛이 좋았던 이 '아오나시(푸른배)'는 얼마간 '신태백(新太白)'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요, 전문가가 그 높은 품질을 인정해 1904년(메이지 37년)에 '이십세기'라고 그 이름을 명명했습니다. 때는 막 20세기가 시작된 시기. "20세기를 대표하는 품종이 되길 바란다"라는 바람을 담아 지은 이름이었습니다. 이 '이십세기'를 시마네현에서 도입해 농사를 지으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고, 지금은 시마네현이 그 대표 산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주요 재배 지역은 시마네현(약 33%), 나가노현(약 10%), 야마구치현(약 9%)입니다.

*참고: 2020년 9월 27일 WEB 松戸よみうり <二十世紀梨を生んだ松戸の梨づくり> https://www.matsudo417.com/matsuyomi/?p=3651
*참고: 果物ナビ <二十世紀 ナシ(日本梨)> https://www.kudamononavi.com/zukan/jpnpear/nijisseiki

아카나시(赤梨)와 아오나시(青梨)

아카나시(赤梨; 붉은배)

일반적으로 보는 배. 껍질이 붉고 까끌까끌합니다. 대표적인 품종으로는, 아카나시 중 비교적 빨리 수확되는 '코우스이(幸水; 행수)' 배입니다. 7월 초에 하우스 재배 배들이 출하되고 밭에서 재배된 것들도 9월 초까지는 출하됩니다. 배의 전체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며, 이어서 수확되는 '호우스이(豊水; 풍수)'와 합하면 전체 생산량의 60%를 차지합니다. 아카나시는 단맛이 강하고 산미가 적은 것이 특징입니다.

아오나시(青梨; 푸른배)

껍질이 초록색을 띠고 아카나시에 비해 매끈매끈하고 전체적으로 둥근 형태입니다. 대표 품종은 앞서 소개한 '이십세기(니짓세이키)'로 8월~10월에 출하되나 제철은 9월. 아오나시는 풍부한 과즙과 산미와 단맛의 적절한 배합이 매력으로, 현재는 생산량이 이전보다 줄어 전체 배 생산량의 10% 미만입니다.

*참고: Rassic <赤梨と青梨!?違いをご存知ですか?> https://rassic.jp/content/9531

'신고' 배, '신흥' 배, ‘미소’, ‘가을달’... 일본 배 이름(품종)

'신고' 배와 '신흥' 배도 일본의 배 품종. 한자를 일본식으로 읽어서 다른 배인가 싶을 수 있으니 일본 배의 대표 품종 이름을 몇 가지 알아둘까요?

新高 / 니이타카 / 신고 배

1927년에 이름이 지어진 '아카나시(붉은배)' 품종으로, 일본의 배 생산량 중 3위입니다(2017년, 9.43%). 사이즈는 450~500g 정도로, 큰 것은 1kg에 달하기도. 수분이 많고 단맛이 풍부하며 산미는 적습니다.

新興 / 신코우 / 신흥 배

사이즈가 500g 전후의 크기가 큰 아카나시 품종. 아오나시인 '이십세기'와의 자연 교배로 탄생해 1941년에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산미가 특징인 '이십세기'의 영향인지 과즙이 풍부하고 단맛 안에 적절히 산미가 감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장성이 좋아 한랭지에서는 새해 초까지도 출하됩니다.

にっこり / 닛코리 / '미소'

'미소' 짓는 모습을 나타내는 표현인 '닛코리'를 이름으로 갖는 아카나시 품종. 평균 800g에 육박하는 대형 배 품종으로, '니이타카(신고)' 배와 '호우스이' 배의 교배 품종입니다(1996년 등록). 아카나시 배들끼리 교배된 품종으로 단맛이 특징. 산미는 적습니다. '닛코리'도 저장성이 좋기로 유명. 10월에 수확한 뒤 1월까지 보존할 수 있습니다.

あきづき(秋月) / 아키즈키 / '가을 달'

2001년에 등록된 품종으로 '니이타카 x 호우스이' x '코우스이'의 아카나시 3종의 교배로 만들어졌습니다. 역시 아카나시의 특징대로 단맛이 풍부하고 산미는 적습니다. 사이즈는 500g 전후로 큰 편. 9월 하순경에 출시됩니다. '아키츠키'는 생산량 면에서는 '이십세기'의 뒤를 이어 5위(2017, 4.66%)입니다.

서양배 '세이요우나시(西洋梨)'

표주박 같은 모양이 귀여워서 관심이 가는 서양배 '세이요우나시(西洋梨)'. '요우나시(洋梨)'라고도 합니다. 일본배들의 이름에 푸근한 한자들이 사용된다면, 서양배는 역시 가타카나로 표기되는 '서양식' 이름들이 즐비합니다.

일본에는 메이지시대에 처음 전해졌지만, 재배하기가 어렵고 모양이 그렇게 먹음직스럽지 않아 쉽게 정착되지 못하고, 쇼와 후반경(1970~1990)에 널리 보급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재배되는 서양배들(품종마다 수확 시기가 조금씩 다름)

일본에서 재배되는 서양배는 야마가타현(2018, 전국 서양배 생산량의 65%로 1위)을 중심으로 나가노현, 니가타현, 아오모리현 등의 동북 지방 등 서늘하고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들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 ラ・フランス / 라 프랑스(La France)

  • ゼネラルレクラーク / 제네랄 레크라크(General Leclerc)

  • ル・レクチェ / 루 렉체(Le Lectier)

  • バートレット / 바틀렛(Bartlett)

*출처: 농림수산성 <国内の洋梨(西洋ナシ)の栽培地域はどこですか。> https://www.maff.go.jp/j/heya/sodan/1204/04a.html

서양배 숙성, 보존 방법

별로 달 것 같지 않지만, 실제로 과즙이 풍부하고 무척 달콤해 한 번 먹으면 좋아하게 된다고~ 단, 수확한 이후에 추가로 숙성시켜서 먹어야 해서 딱 먹기 좋은 때를 고르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합니다. 실패를 통해 추가 숙성 타이밍을 잘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익지 않은 단단한 서양배는 상온에서 추가 숙성(신문지로 싸서, 비닐봉지에 넣거나 한 뒤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서 숙성). 

숙성 상태는 ‘라 프랑스’, ‘메이플 레드’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초록색(미숙)-> 연한 초록색에 갈색 기운이 감돌기 시작(숙성 진행중) -> 일반 배와 같은 노란빛이 도는 갈색(완숙)으로 진행됨. 

2. 완숙된 서양배는 냉장고 야채칸에 보존(역시 신문지로 싸서 비닐봉지에 넣은 뒤 넣어두면 수분 증발을 막을 수 있음). 상온에 두면 금방 물렁물렁해지기 때문에 완숙 바로 직전 정도에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음.

3. 빨리 추가 숙성시키고 싶다면 사과, 바나나와 같이 비닐봉지에 넣어 숙성시키기(사과, 바나나가 추가 숙성에 필요한 '에틸렌가스'를 발생시킴).

4. 고온다습 피하기.

5. 잘라서 냉동하면 장기 보존 가능. 반해동 상태로 먹어도 맛있음(샤베트, 스무디 느낌)

6. 추가 숙성에 실패한 서양배는 잼이나 콩포트로(잘랐는데 아직 단단하다면 실패).

*참고: 果物ナビ <西洋梨の保存方法> https://www.kudamononavi.com/hozon/pear

​<참고: 숙성되어도 노랗게 되지 않는 ‘라 프랑스’ 품종>

위 사진은 ‘라 프랑스(ラ・フランス)’라는 서양배 품종입니다. 이 품종은 숙성되어도 노랗게 되지는 않고 초록색이거나 살짝 갈색이 되는 정도(사진이 완숙 상태). 

'메이플 레드(メープルレッド)'라는 품종은 원래 껍질 자체가 붉은색으로, 숙성되면 더 밝고 선명한 빨강이 됩니다.

일본배 서양배의 이름과 상식을 알아두고, 맛있게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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