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일본 이름과 그 유래, 꽃말 등은 알면 알 수록 재밌습니다. 일본에서 사용할 일본 이름, 닉네임 등을 검토할 때도 왠지 꽃, 식물 이름을 활용해보고 싶기도~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 이름이 어려운 식물들,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꽃의 꽃말을 소개합니다. 열심히 읽다보면 식물 이름뿐 아니라 일본어 한자 읽기도 도움이 되니 참고해보세요.
<내용 소개>
◆정리: 꽃 이름을 일본 이름 짓기에 활용하고 싶다면?
일본 이름이 어려운 꽃&식물 : 한자 2자
일본에서 익숙한 식물이라도 한자 표기로 일본인들에게도 이름이 어려운 식물들이 있습니다. 읽는 법을 알아두면 한자 읽기에도 도움이 되고 센스 있게 이름 짓기에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한자 2자로 되어 있지만 일본 이름이 어려운 식물 이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杜若(カキツバタ) / 가키츠바타 [한국 이름: 제비붓꽃]
창포, 일본어로 ‘아야메(アヤメ)’와 무척 비슷한 꽃. 아야메는 꽃잎의 안쪽이 흰색과 노란색이고 그물눈 모양이지만, 가키츠바타 쪽은 흰색으로 모양이 없습니다. >> 5월의 별명 중 하나인 '아야메츠키(菖蒲月)'
・梔子(クチナシ) / 구치나시 [한국 이름: 치자]
향이 좋고 하얀 꽃이 노랗게 물들어가는 것이 아름다운 치자(梔子). 읽는 법이 ‘구치나시’로 특이합니다.
・石榴(ザクロ) / 자쿠로 [한국 이름: 석류]
‘石’를 ‘いし(이시)’라고 읽을 것 같은데 ‘石榴’라고 쓰고 ‘자쿠로’라고 읽습니다.
・土筆(ツクシ) / 츠쿠시 [한국 이름: 뱀밥]
붓 모양으로 생겨 ‘土筆(토필; 흙붓)’이라고 쓰는 듯합니다. 봄의 산나물로도 유명합니다. 데쳐 먹으며 쌉싸름한 맛이 난다고.
일본 로맨스 만화, 드라마, 영화로 유명한 <꽃보다 남자(원제: 花より男子(하나요리당고))>의 여주인공 이름이 바로 '마키노 츠쿠시(牧野 つくし)'입니다. 유명 일본 로맨스 만화 주인공들의 이름을 소개한 <예쁜 일본 이름 짓기: <꽃보다 남자>, <노다메 칸타빌레>, <허니와 클로버>... 전설의 일본 로맨스 영화&만화 주인공, 등장인물 이름(+일본 문화)>도 참고해보세요.
・撫子(ナデシコ) / 나데시코 [한국 이름: 패랭이꽃]
옛날 일본에서는 ‘나데시코 아와세(なでしこ合わせ)’, 즉 ‘패랭이꽃 겨루기’라는 이벤트를 즐겼다고 합니다. 칠석의 꽃으로도 유명하고 꽃말은 ‘순수’, ‘순수한 사랑’이라고.
・繁縷(ハコベラ) / 하코베라 [한국 이름: 별꽃]
최근에는 ‘ハコベ(하코베)’라고도 부릅니다. 일본에서 전국적으로, 일년 내내 볼 수 있어 친숙한 식물. 일본에서는 ‘春の七草(하루노나나쿠사)’, 즉 ‘봄의 일곱 나물’로 죽을 끓여먹는 ‘나나쿠사가유(七草粥)’의 전통이 있는데, 이 나물 중 하나로 들어가는 것이 ‘하코베라’입니다.
・糸瓜(ヘチマ) / 헤치마 [한국 이름: 수세미]
실 같은 오이. 한자 이름이 수세미의 모습을 잘 담아낸 듯합니다. 요리에도 자주 사용됩니다.
・蜜柑(ミカン) / 미캉 [한국 이름: 밀감(귤나무)]
일본어를 배우면 기본적으로 공부하게 되는 ‘미캉’. 귤과를 총칭하며 구체적인 품종명은 다양합니다. 일본에서는 가타카나 ‘ミカン’이 너무 익숙한 나머지 ‘蜜柑’이라는 한자 표현을 오히려 어렵게 느낀다고.
귤의 품종명 예시) 日向夏(ヒュウガナツ; 휴가나츠), 伊予柑(イヨカン; 이요캉), ポンカン(퐁캉), 甘夏(あまなつ; 아마나츠)
일본의 귤 품종명 중에는 재미있는 이름들이 많습니다. <과일로 일본어 공부: ‘미깡(미캉)’ 편>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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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름이 어려운 꽃&식물 : 한자 3자
・勿忘草(ワスレナグサ) / 와스레나구사 [한국 이름: 물망초]
가타카나 표기인 ‘ワスレナグサ(와스레나구사)’는 ‘잊지 마 풀’ 정도로 해석되어 오히려 기억하기 쉬울 듯합니다. >> JPOP 인기곡 <와스레나(勿忘)>
・彼岸花(ヒガンバナ)/ 히간바나 [한국 이름: 석산, 꽃무릇]
일본에서는 3월과 9월에 성묘를 하는 ‘오히간(お彼岸)’ 문화가 있어 유명한 꽃. 가을 오히간 때 히간바나가 핍니다.
・花水木(ハナミズキ) / 하나미즈키 [한국 이름: 꽃산딸나무, 미국산딸나무]
일본에서는 히토토 요(一青窈)의 노래로도 유명한 ‘하나미즈키’. ‘花水木’은 한국식 한자 독음으로는 ‘화수목’이라 예쁘게 느껴집니다. 흰색과 핑크색 꽃이 대표적입니다.
・石楠花(シャクナゲ) / 샤쿠나게 [한국 이름: 만병초, 석남]
철쭉, 진달래와 비슷한 꽃이 탐스럽게 한 자리에 모여 나는 꽃입니다. 색은 다양합니다.
・仙人掌(サボテン) / 사보텐 [한국 이름: 선인장]
한국의 ‘선인장’을 한자로 ‘仙人掌’이라고 쓴다는 사실~ 일본에서는 ‘サボテン(사보텐)’이라고 가타카나로 쓰고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에도시대 일본에 전해졌는데, ‘사보’는 포르투갈어로 비누를 뜻하는 ‘sabão’에서 왔을 확률이 높다고. 선인장 줄기 등을 잘라 기름을 제거하였던 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입니다.
・山茶花(サザンカ) / 사잔카 [한국 이름: 산다화, 동백꽃]
동백나무는 일본어로 ‘ツバキ(츠바키)’라고 하죠. ‘사잔카’는 같은 동백나무과지만 다른 품종으로 ‘츠바키’보다 빠른 10월경에 꽃을 피우고, 동그랗게 컵 모양으로 꽃을 피우는 ‘츠바키’와 달리, 활짝 꽃잎을 펼칩니다.
일본 남자 이름 중 ‘一茶(잇사)’가 바로 이 ‘사잔카’에서 가져온 한자입니다.
・含羞草(オジギソウ) / 오지기소 [한국 이름: 함수초, 미모사]
‘미모사’라면 노란색일 텐데? 하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오지기소’, 즉 ‘함수초’의 학명이 ‘Mimosa pudica’여서 ‘미모사’라고 불리는 것이 본래 맞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여성의 날에 주고 받는 꽃으로 각광받는 노란색 ‘미모자(ミモザ)’는 원래 아카시아과로 ‘후사아카시아(フサアカシア)’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고.
・白粉花(オシロイバナ) / 오시로이바나 [한국 이름: 분꽃]
‘白粉花(백분화)’라고 쓰고 ‘오시로이바나’, 즉 ‘백분꽃’이라고 부르는 꽃. 씨 속에서 ‘오시로이’, 즉 ‘백분’과 비슷한 하얀 가루가 나온다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국에서 ‘분꽃’으로 불리는 꽃인데, 그 ‘분’이 ‘백분(화장품)’이었군요!
일본 이름이 예쁜 꽃과 꽃말
・秋桜(コスモス) / 코스모스
코스모스(コスモス)는 일본에서 ‘秋桜(アキザクラ; 아키자쿠라)’, 즉 ‘가을 벚꽃’이라고 불렸습니다. 가을에 피고 꽃 모양이 벚꽃과 비슷하다는 데서 한자를 선택한 것. ‘秋桜’를 ‘아키자쿠라’가 아닌 ‘코스모스’라고 읽게 된 것은 유명한 가요인 <秋桜(コスモス)>(1977)가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꽃말이 꽃색에 따라 다른 것도 코스모스의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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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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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우아한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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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색: 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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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초콜릿색, 검붉은색、검은색): 사랑의 끝
갈색/ 검은색 코스모스, 본 적 있으신가요? 사진(위)으로 보니 아주 우아하고 멋지네요~
・金木犀(キンモクセイ) / 킨모쿠세이 [한국 이름: 금목서]
흰꽃을 피우는 ‘은목서’는 ‘銀木犀(ギンモクセイ; 긴모쿠세이)’, 오렌지색꽃을 피우는 ‘금목서’는 ‘金木犀(キンモクセイ; 킨모쿠세이)’. 꽃색으로 지은 이름이 예쁩니다.
꽃말은 ‘첫사랑’, ‘겸허함’. 달콤한 향기가 좋아 향수나 방향제로 많이 사용됩니다. 향기는 강렬한데 꽃의 크기는 작은 것에서 ‘겸허’라는 꽃말이 붙었습니다.
・花薄雪草(ハナウスユキソウ) / 하나우스유키소
하얀 솜털에 덮인 꽃의 모습을 ‘薄雪(우스유키)’, 즉 ‘살짝 쌓인 눈’에 비유한 ‘花薄雪草(ハナウスユキソウ; 하나우스유키소)’. 바로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일본 이름입니다. 독일어에서 온 이름은 ‘고귀한 흰색’이라는 뜻.
하나우스유키소(에델바이스)의 꽃말은 ‘용기’, ‘인내’, ‘소중한 추억’. 용기와 인내 같은 정신력을 의미하는 꽃말을 가진 것은, 이 꽃이 험준한 산지에 피어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됩니다. 소중한 추억이라는 꽃말은 천사를 사랑한 등산가에게서 유래했다고. 천상계에서 지상으로 내려온 천사를 보고 사랑에 빠져 괴로워하던 등산가가 천사에게 ‘그 아름다운 모습을 차라리 보지 않게 해달라’라고 빌었고, 천사는 에델바이스를 남기고 다시 하늘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남은 것은 ‘소중한 추억’.
・向日葵(ヒマワリ) / 히마와리 [한국 이름: 해바라기]
태양을 따라 꽃의 방향을 바꾼다고 해서 ‘向日’이라는 한자로 표현되는 해바라기. ‘葵(한국어 독음 ‘규’)’는 아욱과에 속하는 식물에 붙이는 글자입니다. 한국에서는 ‘向日花(향일화)’라고 하죠. 일본에서는 똑같이 ‘向日花’라고 쓰고 발음은 ‘ヒマワリ(히마와리)’. 이 발음에도 의미가 잘 담겨 있습니다. ‘日廻り(히마와리)’, ‘日回り(히마와리)’, 즉 ‘태양 주변을 돎’이라는 의미입니다.
해바라기의 꽃말은 ‘당신만을 바라본다’, ‘동경’. 앞에서 코스모스가 꽃색에 따라 꽃말이 달랐던 것처럼 해바라기는 꽃의 크기, 꽃색, 꽃 송이 수에 따라 꽃말이 다른 것도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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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작은 해바라기: 연모, 고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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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큰 해바라기: 가짜 부자, 거짓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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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해바라기: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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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해바라기: 적당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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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송이 해바라기: 첫눈에 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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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송이 해바라기: 가장 사랑함(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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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송이 해바라기: 영원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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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송이 해바라기: 다시 태어나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香散見草(カザミグサ) / 카자미구사 [한국 이름: 매화]
‘梅(ウメ; 우메)’라고 불리는 매화에는 ‘香散見草(카자미구사)’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향기를 여기저기서 만나는 꽃’ 정도의 뜻. 이 별명이 ‘향기’로 지은 별명이라면, 매화의 다른 특징들을 담은 별명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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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待草(カゼマチグサ) / 카제마치구사(바람 기다리는 꽃) : (봄을 알리러 올) 바람을 기다리며 피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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初名草(ハツナグサ) / 하츠나구사(첫 이름 꽃) : 1년 중 가장 먼저 이름을 들을 수 있는 꽃
이처럼 꽃이더라도 ‘花(하나)’가 아닌 ‘草(쿠사)’로 불리는 것들이 많은 듯합니다.
‘카자미구사’, 즉 매화의 꽃말은 ‘기품’, ‘인내’, ‘충실’, ‘고결’. 특히 ‘기품’은 흰 매화의 꽃말로, 힘 있게 피어난 꽃의 모습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이를 일본어로 ‘凛とした(りんとした; 린토시타)’라는 표현으로 설명하는데, 얼어붙을 듯한 차가운 공기의 긴장감을 나타낸 글자입니다. ‘凛’은 이름에도 많이 쓰이는 한자인데, 발음도 예쁘지만 ‘매화’와도 연결되는 이미지라고 할 수 있겠네요~
히마와리와 우메는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꽃입니다. 도쿄 근교의 히마와리, 우메 명소를 소개한 <히마와리, 후지, 우메... 하나미(花見), 꽃을 즐길 수 있는 도쿄 근교 여행(+매실주 레시피)>도 참고하세요.
・緋衣草(ヒゴロモソウ) / 히고로모소 [한국 이름: 사루비아, 샐비어]
한국 이름인 ‘사루비아’는 발음이 예쁜데요. 사루비아의 일본 이름인 ‘緋衣草(히고로모소)’는 그 뜻이 재미있습니다. 새빨간 꽃의 색이 ‘緋色(ひいろ; 히이로)’, 즉 ‘스칼렛(주홍색, 다홍색)’의 꽃받침을 옷처럼 걸치고 있는 것으로 보여 ‘히고로모소(주홍 옷 풀)’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히고로모소(사루비아)의 꽃말은? ‘지혜’, ‘가족애’, ‘존경’, ‘에너지’, ‘애정’ 등. 역시 꽃색에 따라 꽃말이 다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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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사루비아: 영원히 당신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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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사루비아: 불타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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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사루비아: 일반적인 사루비아의 꽃말(지혜, 가족애, 존경, 에너지, 애정 등)
정리: 꽃 이름을 일본 이름 짓기에 활용하고 싶다면?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의 꽃 이름 중 한자 읽기가 어려운 이름들, 뜻이 예쁘고 재미있는 꽃 이름과 꽃말을 살펴보았습니다.
꽃 이름을 일본 이름, 닉네임 짓기에 활용하고 싶은 분들은, 꽃 이름 자체를 쓰기보다는 꽃 이름에 들어가는 한자 일부를 사용하는 방법, 꽃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일본의 감성 등에 주목해서 이름을 지어보시길 권합니다. 에델바이스의 ‘우스유키’薄雪’, ’하얀 매화의 이미지인 ‘린(凜)’처럼 말이죠.
꽃으로 지은 예쁜 일본 이름들을 소개한 <예쁜 일본 이름 응용편: 꽃 이름을 사용한 일본 남자 이름, 여자 이름>도 참고해보세요.